제1451장
부남진의 제안에 서정희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바로 거절했다. “할아버지, 제가 신동우에게 관심이 있었다면 그렇게 도망 안 갔죠. 전 재혼할 생각 없어요.”
“네가 그렇다면 뭐.” 부남진은 조금 실망의 기색을 비쳤지만 서정희를 강요하지 않았다. “이 할애비가 강요하지 않으마. 매일 행복하기만 하면 돼. 내일 저녁 파티에 잊지 말고 참석하고. 드레스는 마음에 들어?”
“네. 예뻐요. 근데 할아버지 부탁이 있는데 아이들은 참석 안 하게 해주세요.”
“그래. 아이들이 아직 어리니 잘 지켜 줘야지.”
“그 사람이 내일 또 모습을 드러낼 지도 모르겠어요. 절 그렇게 증오하는 그 사람이 절 죽일 기회를 쉽게 놓칠 리가 없어요.”
부남진이 손에 들었던 붓을 쾅 내려놓았다. “정희야, 넌 걱정 하나도 하지 마. 이 할애비는 그 사람이 안 올까 더 노심초사한다. 내일 모습을 드러내기만 해 봐. 여기에 온 걸 뼈저리게 후회하게 해줄 테니까. 삼촌한테 경호에 좀 더 신경 쓰라고 얘기해 두었다.”
서정희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 사람 제 가족과 연관이 있을 지도 몰라요. 할머니 행방에 대해서는 정말 모르세요?”
할머니를 찾는다면 아마 모든 것이 밝혀질 수도 있었다. 할머니나 아버지 쪽의 원수는 아닐까?
“그때 네 할머니와 작별인사도 없이 갈라지고 엄청 힘들게 찾아냈는데 마침 쓰나미를 만나 또 한번 헤어지게 되었어. 그때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면 두 번 다시 떠나는 일은 없었을 텐데.”
부남진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마음이 괴로웠다. 마치 타이타닉의 여주인공이 꽁꽁 얼어붙은 남주인공이 바다에 가라앉는 모습을 보고있던 것처럼 말이다.
대자연속에서 사람은 한낱 보잘것없는 존재였다. 사랑하는 사람이 바다에 잠기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부남진은 다른 마을로 떠밀려 내려갔고 그 뒤로 많은 곳을 뒤졌지만 태희를 찾을 수 없었다.
그때는 핸드폰 없이 편지를 쓰며 연락이 오갔던 시대라 사람을 잃어버리면 다시 찾기 힘들었다.
“다 내 잘못이야. 내가 죽일 놈이야. 네 할머니를 저버렸어.”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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