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9장
서정희가 한참을 타이른 후에야 문환희는 비로소 기분이 좋아졌다.
그녀가 돌아오니 조용하던 서재는 오늘따라 유난히 시끌벅적했다. 부남진은 돋보기를 낀 채 서 있었고 그의 자리에는 염정한이 앉아 화선지에 붓을 들고 마음껏 붓을 휘둘렀다.
멀지 않은 곳에 해경도 붓을 그럴듯하게 들고 있었다. 성격이 활달한 녀석이 언제 참을성 있게 붓글씨를 연습했단 말인가?
들어가 보니 노란색 선지에 거북이 상반신이 그려져 있고 하반신에는 꿀벌 같은 이상한 동물이 그려져 있었다.
“엄마, 나 거북이 꿀벌 잘 그렸나 봐요?”
서정희는 피식 웃었다.
“잘 그렸네. 상상력이 대단해.”
“엄마, 너무 관대해요. 오빠 이 쓰레기 같은 그림, 하루에 백 근은 그릴 수 있어요.”
옆에 있던 해경이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말했다. 서정희가 옆을 바라보니 민경의 글씨는 기세등등한 산수화로 해경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해경이 못마땅해하며 중얼거렸다. 서정희에게는 너무 익숙하다.
소희는 펜 대신 해바라기 씨를 들고 앵무새와 장난쳤다.
서정희는 녀석의 머리를 문지른 후 품에 안고 부남진 옆으로 갔다.
부남진은 마지막 한 획을 긋는 정한을 지켜보며 말했다.
“좋네. 잘 썼어! 훌륭해!”
염정한은 붓을 놓았다. 염정훈의 도플갱어 같은 작은 얼굴은 차분하기 그지없었다. “엄마.”
서정희를 향해 걸어오는 그의 발랄함은 이 시기 아이들보다 덜했다. 염정훈이 늘 점잖아라고 교육한 덕에 일찌감치 터득한 것이다.
하지만 서정희를 보는 눈은 눈에 띄게 밝아졌다. 인제야 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서정희는 소희를 내려놓고 손을 들어 그의 어깨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었다.
“잘 썼어.”
“고마워, 엄마.”
그냥 칭찬한 건데 염정한은 귀까지 빨개졌다.
“아이의 장래가 아주 기대돼.”
불과 하루 이틀의 접촉으로 부남진은 염정한에게서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했다.
부장성은 아직 여자친구가 없기 때문에 지금 당장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도 염정훈은 그보다 훨씬 앞선다.
그래서 부남진도 염정한에게 희망을 걸고 염정한을 잘 키우려고 했다.
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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