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1장
염정훈은 애증이 분명한 사람이다. 예전에 서정희를 미워했을 때 그는 그녀를 그 누구보다도 차갑게 대했다. 그런 염정훈이 지금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으니 연기를 하면서 그런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적어도 이 문제에서 서정희는 그를 탓하지 않았다.
“정희야...”
서정희는 염정훈의 손에 묻은 피를 부드럽게 닦아내고 반창고를 붙여줬다.
“들어가자, 애들도 배 고픈데 빨리 저녁을 차려야지.”
서정희의 부드러운 눈을 보며 염정훈은 죄책감에 가슴이 아팠다.
과거에 서정희한테 잘못한게 그토록 많은데 그녀는 자신을 다시 받아들여 곁을 지켰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안으로 돌아갔다.
염정훈은 요리를 하고 쌍둥이는 밖에서 시간을 보냈다. 소희는 치유 체질이라 몸이 아주 좋았지만 밖에 나가지 않고 조용히 서정희의 곁을 지켰다.
조용한 방안은 둘이 바둑을 두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소희는 섬세하고 영리한 아이다. 유일한 단점이 말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서정희가 수년 동안 최고의 의사를 찾아 온갖 방법을 썼지만 결국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서정희는 항상 인내심 있게 소희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곤 했다.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소희는 유독 성숙하고 점잖았다.
그녀는 부엌에 있는 염정훈을 가리키며 수화를 했다. “엄마, 아빠랑 화해했어?”
소쿠리 마을에 있을 때 서정희는 염정훈을 차갑게 대했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서정희가 되물었다. “소희는 우리가 화해했으면 좋겠어?”
소희는 마지막 바둑을 두었다. 비록 상대방에게 졌지만 서정희도 손해를 많이 봤다.
그녀는 바둑판을 가리켰다. “엄마, 인생은 바둑과 같아.”
승부는 그리 단순한 일이 아니다.
서정희는 소희의 말을 이해했다. 이겼음에도 불구하고 손해가 매우 크다는 뜻이다.
이때 소희가 한 바둑의 자리를 바꿔 비김수를 만들었고 아무도 손해를 보지 않은 판이 되었다.
“엄마, 난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소희가 수화를 하며 말했다.
서정희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염정훈의 바쁜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잘 생각해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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