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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9장

서정희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나타다 모두가 놀랐다. 그녀는 아무한테도 소식을 알리지 않았고 염정훈도 그녀가 언제 귀국했는지 몰랐다. 물론 서정희가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다. 염화진이 그녀의 종적을 알았으니 조심하지 않으면 들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녀는 그간 아무런 소식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귀국했다. 해경과 민경이 “엄마”라고 외치며 그녀를 향해 달려왔다. 서정희는 두 아이를 품에 안았다. 못 본지 한 학기가 됐는데 둘은 키가 많이 자랐다. 이때 방울소리가 들려왔다. 소희가 염정훈의 품속에서 빠져나와 서정희한테 달려왔다. 그녀는 말을 할 수 없어 방울을 흔들며 그리움을 표현해야만 했다. 염정훈이 이런 장면을 꿈에서 여러번 봤는데 정말로 현실이 되었으니 그 어떤 꿈보다 더 행복하게 느껴졌다. “정희야.” 염정훈은 그녀의 곁에 다가가 살이 빠졌는지 꼼꼼히 체크했다. 서정희는 그를 안으며 말했다. “나 다녀왔어.” 그 말은 마치 긴 여정을 지나 드디어 가정에 돌아온 것 같아 듣는 사람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흑흑, 너무 감동적이야.” 진상정이 옷으로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사모님이 바다에 빠진 장면이 아직도 생생한데 시간이 벌써 이렇게 지났네.” 진영도 눈송이를 보며 감탄했다. “그날도 오늘처럼 함박눈이 내렸지.” 네 식구가 드디어 서로를 만나게 되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아이들은 작은 새처럼 행복해하며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엄마, 아빠가 수프를 만들어 준다고 하셨어.” “응, 그래.” 서정희는 쌍둥이의 손을 잡고 염정훈은 소희를 품에 안고 걸어갔다. 그 화면은 보는 사람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정도다. 정원에는 큰 눈사람 두 개와 작은 눈사람 네 개가 있었다. 키가 제일 큰 눈사람이 염정한, 즉 아이들의 맏형이다. 방안에는 보일러가 켜져있어 매우 따뜻했고 아이들은 각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염정훈은 재킷을 벋고 셔츠 소매를 걷어 앞치마를 차고 부엌으로 향했다. 서정희도 딸아와 문에 기대어 물었다. “요즘 계속 아이들과 같이 있었다며? 하루 세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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