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03장

서정희는 눈물을 훔치며 한 번 또 한 번 말했다. “괜찮아서 다행이야.” 지한은 서정희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함께 보냈다. 서정희의 마음속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죽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서정희가 염정훈의 아내라는 것을 알았다. 형이 죽기 전에 그녀의 가정을 망쳤다는 것을 알았기에 서정희를 무조건 많이 도와줬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아니라 그저 형 때문에 억울하게 연루된 사람에게 대신 속죄하는 마음뿐이었다. 그 후의 많은 일이 있으면서 서정희도 가족을 잃고 그도 가족을 잃었다. 서로 혈연관계가 없지만 가족처럼 대하며 따뜻하게 지냈다. 서정희가 차에 타고 있는 것을 보고 주저 없이 신동우를 암살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그만 울어. 왜 아이처럼 울고만 있어?” 서정희가 걱정할까 봐 가장 먼저 연락을 한 것이다. 두 사람은 주위에 아무도 없는 듯 서로를 관심했다. 염정훈은 질투가 났지만 두 사람의 사이를 잘 알고 있었다. 서정희가 지한을 좋아했다면 3년 동안 두 사람은 진작 함께했을 것이다. 서정희는 그저 지한을 남매로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백지연은 화가 났다. 지성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서정희에게 이렇게 다정하게 대해주니 여자의 질투심이 발동했다. 다만 백지연은 예전처럼 오만하게 굴지 않았다. 이제는 어느 정도 참는 법도 배웠다. 예전 같았으면 달려들어 서정희를 욕했을 텐데 말이다. 고개를 돌린 서정희는 백지연의 눈에 음흉한 빛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발견했다. “얘가 왜 여기에 있어?” “이 정원은 형이 이 여자에게 준 선물이야. 하늘에 있는 형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데려왔어.” 서정희는 백지연의 다리를 훑어봤다. 지난번 헤어진 뒤 연락이 끊겼고 요즘 일이 너무 많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물론 서정희는 백지연에게 애초부터 관심이 없다. 하지만 기왕 마주친 김에 한마디 물었다. “다리는 어때? 별문제 없어?” 백지연은 이를 악물었다. “덕분에 일어설 수 있었지만 평생 남의 손아귀에서 살아야겠지.” “뭐든 다 가질 수는 없잖아. 그리고 백현을 견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