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02장
백지연은 지한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눈빛은 지성과 똑같지만 그녀를 보는 눈빛은 아주 매서웠다.
“아니요. 저는 그냥...”
“백지연 씨, 형의 아이를 임신해 가지고 염정훈에게 시집가려고 했잖아요. 정훈이더러 자기 와이프와 떨어져 있으라고 하고.”
지한은 허우적거리며 일어나 백지연의 팔을 덥석 잡아당겼다.
“뭐 하는 겁니까?”
백지연이 발버둥 쳤다.
“나와 갈 곳이 있어요.”
지한이가 강제로 그녀를 차에 태웠다. 백지연은 이 사람이 미치광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지금 도망치는 중이다.
“대체 날 어디로 데려가려는 거예요?”
지한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미치광이처럼 차를 몰고 정원에 도착했다.
검은 장미를 가득 심은 정원은 하얀색 눈과 유난히 대조를 이뤘다.
“이것은...”
“형이 원래 여기에서 그쪽에게 프러포즈를 하려고 했어요. 아이에게 명분을 주기 위해서죠. 하지만 그날까지 기다리지 못했어요.”
백지연은 바닥에 가득 핀 흑장미를 바라봤다. 검은 백조의 노래에 맞춰 춤을 췄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날 지한은 히죽히죽 웃으며 그녀가 춘 검은 백조가 하얀 백조보다 더 아름답다고 말했다.
그의 눈썰미에 대해 그녀는 줄곧 비웃었다.
“바보.”
“네, 그해에 돌아왔다고 해도 그쪽은 형에게 시집가지 않았겠죠. 안 그래요?”
지한은 그녀의 눈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쪽에게 형은 그저 도구일 뿐이죠.”
백지연의 곁에 그녀를 따라다니는 사람은 늘 많았다. 염정훈이 그녀를 냉담하게 대해도 이런 말로 상처 주지 않는다.
지한의 말투에 백지연은 불편함을 느꼈다.
“잊지 마세요. 내가 그쪽을 구했어요.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거예요.”
“이것은 형의 말한 소원이에요. 이것 말고 부탁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누구인데요?”
“내 딸이요, 다 알아요. 염정훈은 이름을 바꿔주려고 했어요. 원래부터 우리 지씨 집안 아이니까요. 당연히 나와 같이 지씨 집안으로 돌아가야죠.”
그동안 염지애를 묵묵히 지켜봤던 지한이다. 백지연을 아이를 정말 아껴줬다면 이런 수작을 부리지는 않았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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