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0장

배윤이 가속페달을 밟았다. 신동우는 염정훈을 뿌리쳤고 서정희는 방금 염정훈에게 목격된 사실을 몰랐다. 서정희는 신동우를 밀치며 말했다. “신동우 씨, 자중하세요.” 신동우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말했다. “서 선생님, 한 가지만 확실히 해요. 처음에 서 선생이 먼저 나를 건드렸어요. 그런데 나보고 자중하라고요? 늦었어요.” 찬바람이 서정희의 귓가에 있는 머리카락을 스쳤다. 까만 눈망울은 말할 수 없이 안쓰러워 보였다. 그는 서정희의 얼굴을 감싸기 위해 천천히 손을 뻗었다. “그거 놓지 못해!” 염정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정훈 씨.” 신동우는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따돌려.” 염정훈도 지시했다. “쫓아가.” 방금 지한의 등장은 에피소드였던 듯 둘 다 서정희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배윤과 진영의 발은 불꽃을 튀기 직전이다. 그렇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던 차는 드디어 부씨 저택에 도착했다. 부장성이 안내한 이 도로는 일찌감치 말끔히 치워져 있었다. 수십 대의 검은 차들이 폭주하는 것처럼 보였다. 특히 앞장 서 있는 두 대는 매우 빨랐다. 끼익. 바닥에 급정거 소리가 나면서 두 차량이 거의 동시에 멈춰 섰다. 곧바로 문이 열렸다. 염정훈과 허둥대는 서정희를 보고 부장성은 그저 의아할 뿐이다. 이것은 또 무슨 연극인가? 암살자는 아직 찾지 못했다. 그런데 서정희는 왜 신동우 차에서 내리는 것일까? “정희야, 이 사람이 너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서정희는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되었다. 염정훈의 품에 안긴 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가...” 염정훈도 목소리를 낮췄다. “걱정하지 마. 상정이보고 가보라고 했어.” 두 사람 모두 지한에게 사고가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신동우는 반대편 차 문을 열고 내렸다. 머리가 헝클어진 것이 마칠 새 둥지 같았다. 얼굴과 목에 핏자국이 선명히 남았다. 여자에게 할퀸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평소 냉담했던 부장성도 한마디 물었다. “지금 이건...” 신동우는 얼굴의 상처를 아랑곳하지 않고 서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