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88장

밖에서 총소리가 멎자 서정희의 마음속에는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상대방이 죽을 각오로 왔는데 방탄유리가 있다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다. 자신이 한 사람을 죽이려고 했을 때 다음 단계는 어떤 액션을 취할까? 서정희는 찬 바람이 휙휙 부는 창문을 보며 바로 알아챘다. “신동우 씨, 창문을 막아요.” 서정희가 눈살을 찌푸리며 주의를 주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내 사람들이 그리 쓸모없는 사람은 아니에요. 한 방에 죽이려면 절대 장거리 저격수를 두지 않았을 거예요. 가까이에서 접근할 시간은 몇 초밖에 안 돼요.” 신동우는 양옆으로 깨진 방탄유리를 올려다보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방금 이미 접근할 기회를 써버렸어요.” 상대가 폭파성 무기를 던질 겨를도 없이 신동우의 경호팀은 이미 옆을 막았다. 아니나 다를까 총알은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다. 서정희는 아직도 자기 몸 위에 엎드려 있는 남자를 보고 발로 찼다. 마음이 좀 조급해졌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 이렇게 대담한 방식을 사용한단 말인가? 효율은 높겠지만 아주 위험하다. 그녀가 S등급 킬러인 이유는 싸움을 잘해서가 아니다. 몇 년 동안 연습한 서정희가 어떻게 어릴 때부터 싸움을 시작한 사람들과 겨룰 수 있겠는가? 서정희의 가장 큰 강점은 위장술과 독극물이다. 물리를 잘하면 어디를 가도 두렵지 않다. 그녀의 체력과 무력은 최고가 아니지만 살인자 중에서 아는 것이 가장 많다. 박식할 뿐만 아니라 의술도 훌륭하다. 기사회생할 수도 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쉽게 죽일 수도 있다. 매번 임무를 수행하기 전에 그녀는 가장 안전한 방법을 선택한다. 효율성만 추구하다가 자신을 죽음으로 내몰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이렇게 천방지축인 것은 킬러 업계에서도 보기 드문 일이다. 상대가 죽기를 각오하고 덤벼들었다. 돌아갈 생각 없이 신동우와 함께 죽으려 한 것이 틀림없다. 갑자기 얼굴 하나가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지한! 서정희는 불길한 예감에 얼른 일어나 밖을 내다보았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