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74장

백지연은 악몽에서 깨어났다. 그러자 이미 집에 돌아와 자신의 침대에 누워있었다. “지연아, 깼구나.” 백 어르신이 활짝 웃으면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 아직 살아 있어요?” 백지연은 자신의 멀쩡한 손을 쳐다봤다.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는데, 대체 서정희가 뭔 짓을 했는지 그녀는 몰랐다. “바보. 당연히 살아있지. 얼른 일어나 걸어봐.” 백지연은 순간 멍해졌다. 서정희가 자신의 다리를 치료했다고? 그럴 리가. 그녀는 이불을 젖히고 나서야 자신의 종아리가 의족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천천히 바닥으로 내려왔다. 너무 오랜만에 바닥을 딛고 일어선 백지연은 바로 눈물을 흘렸다. “어떠냐? 괜찮아?” 백 어르신이 물었다. “의족이라고 하지만, 지금 그보다 더 정밀한 의족이 없다고 하더구나. 자유자재로 걸어 다닐 수 있을뿐더러 뛰어다닐 수도 있다고 해. 일반인의 다리보다도 더 영활하다고 들었어. 만약 네가 의족인 게 싫으면 피부 모양으로 그 위에 씌워줄게. 그러면 의족인 게 안 알릴 거야.” 백지연은 서정희의 말을 떠올리면서 물었다. “그 사람은요?” 이때 백현이 한 마디 했다. “그 사람이 두 사람의 원한은 그대로 마무리 됐다고 전해달래.” 백지연은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 마음이 복잡한 그녀는 눈물을 마구 흘리면서 애써 웃었다. “그 사람의 연민 따위는 필요 없어.” 분명 자신과 적대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서정희는 가장 유명한 골과 의사도 해결하지 못한 자신의 다리를 치료해줬다. “지연아, 나도 들었어. 정희는 좋은 애야. 예전의 일들 때문에 널 괴롭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네 다리를 치료해줬잖아. 이제 너도 정상인처럼 걸어 다닐 수 있으니, 내가 마음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구나.” 백지연은 얼른 덧붙였다. “할아버지, 저는 할아버지가 살아계시기만 하면 돼요. 이제 부모님도 없는데, 할아버지까지 잃기 싫어요.” 백 어르신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람은 언젠가 죽어. 다만 약속할게. 오래 살겠다고. 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