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73장

서정희는 백현과 송희재의 관계를 오래 전부터 눈치 챘다. 당시 부남진을 죽이려던 사람을 아직도 찾아내지 못했고, 백현이 어떤 입장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녀는 백현을 견제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백현은 백지연을 좋아했고, 나중에 백지연이 휠체어를 벗어나면 두 사람은 서로를 견제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나중에 백현이 부씨 가문에 악행을 가하려고 하더라도 서정희는 이미 그의 옆에 시한폭탄을 심어 놓았고, 게다가 다리가 나은 백지연이 나쁜 짓을 하는 걸 막을 수 있었다. 서정희는 결국 마음이 약해졌다. 백지연이 갖은 악행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살려줬고 걸을 수 있게 해줬다. 당시 백지연은 서정희의 애를 죽일 뻔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혼인을 망가뜨렸고, 골수가 맞아서 변선희도 살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살리지 않았다. 그녀는 골수가 맞는 사실을 계속해서 숨겼고, 변선희는 결국 병이 악화되어 죽었다. 서재평도 결국은 그녀의 손에 죽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백지연은 뼛속 깊이에 잔인함이 박힌 사람이다. 만약 그녀가 서재평의 딸만 아니었어도 서정희는 바로 그녀의 목숨을 끊어서 부모님을 위해 복수했을 것이다. 서정희는 오랫동안 수많은 복수 방식을 고안했다. 하지만 자신을 애지중지 키우고, 자신에게 모든 사랑을 부어준 서재평만 떠올리면 백지연을 죽일 수가 없었다. 만약 서재평이 살아있다면 백지연이 이렇게 젊은 나이에 죽는 건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서정희는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자신의 마음은 충분히 잔인할 수가 없었다. 앞으로 백지연이 휠체어를 벗어난 삶을 살면서, 백현의 제한 가운데서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백현도 바보는 아니었다. 서정희의 말이 뭘 의미하는지 알았다. 지금 그녀는 자신을 그녀의 편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정희씨는 총명한 사람이네요.” “그럼 백현씨의 생각은 어떤데요?” “앞으로 함께 손 잡을 기회가 많을 것 같네요.” 서정희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럼 다행이구요.” 총명한 사람들은 굳이 설명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