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59장
서정희는 목소리를 낮추고 얼른 손을 뻗어 그를 밀었다.
“가만히 있어.”
차가운 날씨 속에서 술기운이 감도는 염정훈의 목소리는 유난히 온화하게 들렸다.
“정희야, 보고 싶었어. 그 영감 때문에 담도 못 넘고.”
말을 하는 염정훈의 목소리는 유난히 억울한 듯했다. 서정희는 그가 담을 넘는 현장을 보지 못했지만 상상만 해도 재미있었다.
도도한 남자가 언제 이런 대우를 받았겠는가?
서정희는 까치발을 하고 그의 얼굴에 입술을 맞췄다.
“됐어, 소란 피우지 마. 나중에 보상해 줄게.”
두 사람은 멀지 않은 곳에 누군가 서서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것을 몰랐다.
염지애는 엄마가 그 나쁜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할까 봐 찾아 나섰다.
그러나 이런 장면을 볼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기억이 있을 때부터 염정훈은 냉정한 사람이었다. 특히 백지연을 대할 때는 조금의 온기도 없었다.
백지연에게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최근 몇 년 동안은 백지연에게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염지애는 그게 성격인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그는 의사를 껴안고 사랑이 가득한 표정으로 웃고 있다.
그런 웃음을 본인에게도 보인 적이 없다.
왜일까?
다른 여자에게는 활짝 웃을 수 있지만 백지연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자신의 아버지가 어떻게 이런 사람일 수 있을까?
염지애는 언제나 환상을 품고 있었다. 언젠가 아빠가 엄마를 다시 사랑할 날이 올 수 있다고 말이다.
염지애는 오늘에야 그제야 까마득한 꿈이었음을 알았다.
서정희는 염정훈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두 사람은 조용히 자리를 떴다.
테이블에 앉아 있던 염지애가 보이지 않자 백씨 할아버지는 한마디 귀띔했다.
“지애가 지연이를 찾으러 갔는데 못 봤어?”
서정희의 눈빛이 반짝였다. 무언가를 깨달은 듯했다. 사실 자신이 누구인지 말할 예정이었다. 그러므로 발각되어도 상관없었다.
그 두 사람의 일은 바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몇 젓가락 뜬 서정희는 수저를 내려놓고 핑계를 대며 자리를 떴다.
그녀가 자리를 뜬 지 몇 분 뒤 염정훈도 일어서려 하자 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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