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58장
자리에 앉은 백 할아버지는 염정훈의 손을 잡더니 의미심장한 얼굴로 말했다.
“나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녀석아, 제일 눈독을 들이고 있었던 손자사위가 바로 너야. 하지만 너와 지연이는 인연이 아니었어.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나도 더 이상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아. 단지 우리 두 집안의 친분을 봐서라도 앞으로 백씨 집안에는 손을 쓰지 말고 대신 우리 집안을 잘 보살펴 주기 바랄게.”
이 말을 하는 동안 옆에 있던 백현은 술잔을 꼭 쥐었다. 백씨 할아버지가 그에게 시선을 돌리자 이내 가식적이고 착한 얼굴로 변했다.
그가 송희재를 만난 것을 서정희는 본 적이 있다. 아마 송씨 집안 사람일 것이다. 따라서 백씨 할아버지가 이렇게 말하는 것에 당연히 불만이었다.
“백현아, 너도 정훈이 녀석에게서 많이 배워야 해.”
백현은 술잔을 들고 허심한 척했다.
“할아버지 말씀이 맞아요. 염정훈 씨, 앞으로 이 동생, 잘 보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염정훈의 시선이 그를 스쳐 지났다. 눈빛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깊은 뜻이 담겨 있었다.
“네, 얼마든지.”
백지연도 염정훈을 향해 술잔을 들었다.
“정훈 씨, 나 내일 수술이야, 정훈 씨... 올 수 있어?”
염정훈에게 수없이 거절당한 백지연은 염정훈이 뭐라고 대답할지 몰라 목소리와 몸짓이 어색했다.
이 수술은 서정희가 집도한다. 염정훈은 늘 서정희와 가까이 있고 싶었다.
지금은 부씨 저택에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게 되었다.
“그래.”
백지연은 날듯이 기뻤다.
“정훈 씨, 정훈 씨가 옆에 있으면 많이 안심돼.”
흥분한 백지연의 얼굴을 보고 있는 백현은 심장이 마치 천 마리의 벌레에게 뜯기는 것처럼 질투가 가득한 얼굴이었다.
서정희는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백지연을 이토록 뼈저리게 사랑하지만 그녀의 눈에는 염정훈만 있었다.
참 재미있는 관계다.
서정희는 와인잔을 흔들며 술잔을 기울였다.
와인을 삼키는 백조 같은 그녀의 목덜미를 바라보던 염정훈은 마음이 후끈 달아올랐다.
며칠 동안이나 그녀를 건드리지 않았다.
독약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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