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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장

염정훈은 폭발 직전이었다. 아마 백지연을 몇 번만 더 봤다가는 바로 가서 목을 뒤틀어버릴지도 모른다. 그가 조금만 늦게 도착했으면 서정희는 끝장났을 것이다. 예전에는 백지연이 질투를 하면, 염정훈은 한눈 질끈 감고 못 본 척 했다. 여자들은 소심해서 그렇거니 했는데, 일이 이 지경까지 될 줄은 몰랐다. 염정훈은 서정희의 눈썹 위에 난 상처를 보면서 말했다. “가서 먼저 상처를 처리해. 애는 민지한테 맡겨.” 민지는 염정훈이 염정한을 돌보기 위해 들인 도우미였다. 서정희는 알레르기가 조금 나아진 것을 확인하고서야 시름을 놓고 도우미에게 애를 맡겼다. “엄마, 엄마.” 염정한은 다시 한 번 불렀다. 그는 서정희가 가려는 것을 보자 안달나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서정희는 염정한의 울음소리에 마음이 아파서 다시 돌아와 아이를 품에 안았다. 그러자 염정한은 바로 울음을 그치고 조용히 서정희의 품에 안겨 있었다. 염정훈이 면봉을 가져오자 서정희는 무의식적으로 접촉을 피했다. 그러자 염정훈은 냉담하게 한마디 뱉었다. “움직이지마.” 서정희는 주변에 온통 백지연의 사람들이라는 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은 염정훈만이 자신을 믿어줬다. 그래서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염정훈은 서정희가 아픈 것을 참지 못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아주 가볍고 부드럽게 상처를 처리해 주었다. 서정희는 아픔을 참으면서도 아무런 소리ㄷ를 내지 않았다. 예전에 그렇게도 여리고 애교가 많았던 여자가 이렇게 되다니. 이건 분명 자신이 저지른 일이었다. 2년 간의 냉대 끝에 서정희는 지금 이 모습으로 돼버렸다. 웃음도 사라지고, 원망도 없어지고, 심지어 아파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 염정훈의 시선은 서정희의 머리 위에 던져진 계란에 고정되었다. 바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면서 오장육부에 만연했다. 몸속의 모든 세포가 지금 그의 분노를 담고 있었다. 상처를 처리해 주던 염정훈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앗!” 서정희는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아파?” 염정훈은 다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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