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장
허정운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지수현도 굳이 더 묻지 않았다.
그녀는 신발을 갈아신고 자리를 떴다.
신설리를 만나기로 한 카페에 도착한 지수현은 잰걸음으로 다가가 신설리의 맞은편에 앉았다.
“어쩐 일로 이렇게 급히 보자고 했어?”
“수현아, 우리 부모님이 선 자리를 주선해 주셨는데 나 오후에 선약이 있거든. 네가 나 대신 좀 나가주면 안 돼?”
지수현은 마시던 커피를 뿜을 뻔했다.
‘’지금 나더러 대신 선보러 가라는 거야?’
지수현은 겨우 커피를 삼키며 신설리를 바라보았다.
“지금 농담하는 거 아니지?”
“당연하지. 사랑하는 수현아, 제발 도와줘! 나 오후에 엄청 중요한 일이 있단 말이야!”
지수현은 고민하다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도와줄 수는 있지. 그럼 나한테 뭘 해줄 거야?”
“뭘 원하는데?”
“다음 주 주말에 잠깐 용강시를 떠날 거야. 2주 정도 자리를 비웠다가 다음다음 주 주말에 다시 돌아올 것 같은데 내가 없는 동안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다 맡아서 해줘.”
지수현은 다시 돌아왔을 때, 사무실 테이블에 산처럼 쌓여 있을 서류를 마주 보고 싶지 않았다.
그 서류들을 다 검토하려면 또 야근까지 해야 할 것이 뻔했다.
신설리는 지수현의 말에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말했다.
“그래, 그렇게 해주지!”
두 사람은 거래 아닌 거래를 했고 신설리는 상대방을 만나기로 약속한 레스토랑 주소를 지수현에게 알려줬다.
신설리는 곧바로 급급히 자리를 떴다.
약속 시간까지 아직 몇 시간 남아있었지만 허정운을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지수현은 저택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백화점으로 가서 쇼핑했다.
한창 돌아보고 있는데 백설아와 지연정을 마주쳤다.
환하게 웃고 있던 두 사람은 지수현을 보자마자 표정이 일그러졌다.
지연정보다 백설아가 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백설아는 지수현을 냉랭하게 쳐다보았다.
백설아의 눈빛에는 역겨움과 증오가 가득했다.
“지수현 씨, 천박한 주제에 감히 내 앞에 나타날 용기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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