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장
지연정은 잠시 침묵하다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설아야, 어렵게 얻은 배역 아니야? 그러다가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어떡하려고......”
“걱정하지 마. 문제가 생기더라도 난 책임질 수 있어!”
백설아의 대답에 지연정은 말을 아꼈다.
그저 눈빛만 더 차갑게 식을 뿐이었다.
오후 세 시가 되자 지수현은 늦지 않게 신설리의 선 자리 장소로 갔다.
신설리가 묘사해준 특징을 되짚어보며, 지수현은 곧바로 은색 정장 차림으로 혼자 창가에 앉아있는 남자가 맞선 상대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금테 안경에 잘생긴 얼굴의 남자였다.
옅은 미소까지 짓고 있는 그를 본 순간, 지수현은 상쾌한 기분까지 들었다.
지수현은 미소 지으며 그가 있는 쪽으로 천천히 다가가서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
“온채훈 씨?”
지수현의 목소리에 온채훈은 고개를 들었다.
날카로우면서도 아름다운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온채훈은 멈칫하다가 이내 웃음 지으며 말했다.
“신설리 씨?”
지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온채훈의 맞은편에 앉았다.
“뭐 마실래요?”
“괜찮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나온 건 온채훈 씨에게 직접 사과하고 싶어서 나온 거예요. 당분간은 연애할 생각이 없거든요. 이 맞선 자리는 저희 부모님이 주선해 주신 거라 온채훈 씨도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요. 온채훈 씨는 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얘기하면 될 것 같네요.”
온채훈은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죄송한데, 이해가 잘 안되네요.”
지수현은 살짝 놀라며 말했다.
“이미 충분히 단도직입적으로 얘기 드린 것 같은데요, 온채훈 씨.”
온채훈은 평온한 얼굴로 지수현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말했다.
“당신, 신설리 씨 아니죠?”
지수현은 말문이 막혔다.
지수현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자 온채훈은 계속해서 말했다.
“여기 오기 전에 신설리 씨의 사진을 봤었거든요.”
지수현은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감정을 추스르며 답했다.
“죄송해요, 온채훈 씨. 설리한테 다른 중요한 일이 생겨서 이 자리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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