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장
허정운은 휴대폰을 접고 고개를 들어 억울한 표정을 짓고 맞은편에 앉아있는 지연정을 바라보았다.
예전 같았으면 다가가서 그녀를 달랬을 텐데, 지금은 짜증스럽기만 했다.
“연정아, 난 오늘 네가 할머니 생신 잔치 때 와서 고생한 것 때문에 고마워서 밥 한 끼 먹자고 했을 뿐 별다른 뜻이 없어.”
지연정은 쓴웃음을 지었다.
“언니랑 이혼했는데도 나한테는 기회가 없는 거야?”
그녀는 시선을 내리깔고 옆으로 내리 드리운 손을 꽉 움켜쥐었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지수현에게는 절대 질 수 없었다!
허정운은 몇 초간 말이 없다가 입을 열었다.
“연정아, 난 지금 너를 동생으로밖에 생각 안 해.”
지연정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정운 오빠, 그건 영원히 될 수 없어. 오빠와 있으면서 마음이 흔들린 적이 있는데 어떻게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낼 수 있어? 만일 그때 내가 고집을 부리지 않고 일찍 돌아왔더라면 오빠도 언니를 좋아하게 되지 않았겠지?”
“연정아, 이 세상에는 만일이라는 게 없어.”
“그런데 언니는 오빠를 사랑하지 않잖아. 두 사람은 이혼까지 했고.”
허정운은 낯빛이 약간 싸늘해지며 또박또박 말했다.
“우리 사이에는 오해가 있을 뿐이야. 오해가 풀리면 다시 합칠 거고.”
지연정이 고개를 저었다.
“오빠는 언니를 잘 몰라. 언니는 결정한 일을 다시 번복하지 않아.”
그들을 이혼시키기 위해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 결코 재결합하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그건 너랑 상관없어.”
허정운의 표정이 싸늘히 식어갔다. 예전과는 달리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허정운을 본 지연정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일어서서 크게 숨을 들이쉰 후 말했다.
“정운 오빠, 나 피곤하니까 데려다줘.”
허정운은 묵묵히 몸을 일으키더니 음식점 밖으로 걸어 나갔다.
돌아가는 길에서 지연정이 계속 울고 있었지만, 허정운은 예전처럼 그녀를 달래주지 않았다.
차가 지씨 가문 앞에 도착했을 때 지연정은 고개를 돌리고 울어서 벌겋게 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정운 오빠, 난 오빠를 기다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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