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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장

지수현은 미간을 찌푸렸다. “네가 아직 그와 친하지 않아서 그래. 그는 남들과 친해지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성격이거든. 그런데 일단 누군가를 진정한 친구로 여기면 얼마나 따뜻하게 변하는데.” 진여안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튼 너한테만 달라 보였어.” 지수현은 시승훈이 가장 초라할 때 도와준 적도 있고 한동안 그의 배후 매니저도 했었다. 이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시승훈이 자신의 과거가 남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됐거든. 허튼 생각하지 마.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어!” 진여안이 뭔가 더 말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고 밖에 서 있는 허정운을 본 지수현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당신이 여긴 무슨 일로 왔어?” 허정운이 담담한 얼굴로 물었다. “내가 준 저택은 왜 팔았어?” 지수현은 그가 이렇게 빨리 알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나에게 줬으니까 내 물건 아니야? 그러니 팔든 남기든 내가 정하는 거지.” “당신 시승훈과 사귀어?” 질책의 눈초리로 자신을 보고 있는 허정운이 지수현은 약간 어이가 없었다. “그게 당신과는 상관없는 일 같은데.” 허정운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뭐라고 말하려는데 거실로부터 진여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현아, 혹시 시 배우님이 돌아오셨어?” 지수현은 그녀가 허정운을 보고 괜한 오해라도 할까 봐 급히 말했다. “아니, 방문판매원이야.” 그녀는 말하면서 허정운을 밀어내고 문을 닫은 후 그를 보며 말했다. “친구가 오해하는 게 싫으니까 다른 일 없으면 얼른 가.” 허정운이 코웃음쳤다. “도대체 친구가 오해하는 게 싫어, 아니면 시승훈이 오해할까 봐 두려워?” 그의 말에 짜증이 난 지수현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아무나 당신처럼 이혼하자마자 후임자가 생기는 건 아니거든!” 허정운은 미간을 찌푸렸다. 후임자가 생겼다는 게 무슨 말인지 따지려다가 문득 지연정을 데리고 밥 먹으러 갔을 때 지수현과 진여안을 만났던 일이 떠오른 그는 눈썹을 찡긋거리며 말했다. “질투 나?”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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