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34화
은정은 격노한 아버지를 똑바로 바라보며 또렷하게 말했다.
“저는 그런 짓 하지 않았어요. 이건 서선영 저 사람이 꾸민 함정이에요.”
서선영은 엉엉 울면서 외쳤다.
“내가 내 딸을 희생시켜서 너한테 함정을 판다고? 구은정, 네가 나를 미워하는 건 알아.”
“예전부터 나한테 편견이 있었지. 그래, 미우면 나한테 손찌검을 해. 왜 애먼 은서를 괴롭혀?!”
“은서는 아직 시집도 안 갔어. 이제 어떻게 살라고 해? 이 소문이 밖에 나가면, 우리 집안은 완전히 끝장이야!”
은정은 오직 구은태만 바라보며 물었다.
“저를 믿으세요?”
구은태는 아들의 눈을 바라보다가, 문득 다른 기억 하나가 떠오르며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때 갑자기 은서가 벽을 향해 몸을 던지듯 달려갔다. 죽을 각오로 내달리는 눈빛이었다.
“은서야! 안 돼, 은서야!”
서선영이 급히 은서를 껴안고 붙잡았고, 울음이 멎지 않았다.
“은서야, 제발 그런 짓 하지 마.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
“거기 누구 없어요! 얘 좀 붙잡아줘요!”
서선영은 울먹이며 도우미들을 향해 소리쳤다. 몇 명의 도우미가 급히 달려와 은서를 붙들고 감싸 안았다.
그중 평소 은서를 따르던 도우미가 조심스럽게 구은태 앞에 다가와 입을 열었다.
“회장님, 사실은 전에도 도련님께서 밤에 아가씨 방문을 두드리는 걸 몇 번 본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도련님이 너무 무서워서, 보복당할까 봐 말씀 못 드렸어요. 제가 잘못했어요.”
그 도우미는 흐느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제가 좀 더 일찍 말씀드렸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요!”
은정은 도우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기억이 떠올랐다. 예전에 애옹이가 은서에게 보내졌던 그날 밤, 은정은 술에 취해 돌아와 애옹이가 사라진 걸 알고 은서를 찾아갔다.
그때 이 도우미가 어두운 구석에서 숨어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구은태는 거기까지는 떠올리지 못했다.
죽을힘을 다해 몸을 던지려던 은서, 그리고 도우미의 일방적인 증언이 더해지자, 구은태는 은정을 더 이상 믿지 않았다.
다시 근처에 있던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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