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29화
유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말했다.
“맞아요. 내가 간호까지 해줬어요. 감사 인사는 필요 없고요.”
구은정은 잠시 말이 막혔다. 그러다가 그는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은정의 큰 키와 묵직한 분위기만으로도 압도적인 기운이 느껴졌다.
이에 유진은 본능적으로 한 걸음씩 물러섰다.
“유진아, 대체 언제까지 나 피할 거야?”
은정이 묻자, 유진은 당황해서 반문했다.
“내가 뭘요?”
“너 어젯밤 내가 아픈 틈을 타서, 키스도 하고, 만지기도 하고, 맘껏 했잖아. 다 잊은 거야?”
유진은 말문이 막혔다. 은정은 다시 한 걸음 다가서며 말했다.
“날 좋아하면서 왜 인정 안 해?”
유진은 등을 문에 기대고 은정을 올려다보았고, 눈빛에는 불쾌한 기색이 스며 있었다.
“그렇게 나오실 줄 알았으면, 어젯밤 동정 따윈 하지 말 걸 그랬네요.”
“동정?”
은정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럼 뭐겠어요, 삼촌?”
유진은 코웃음을 치며 은정의 가슴을 밀치고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걸어 나갔다. 복도에는 유진의 비아냥 섞인 목소리만 가볍게 울렸다.
“아플 땐 약 꼭 챙겨 드세요. 헛소리는 고열 때문일 수도 있으니까요.”
엘리베이터에 탄 유진은 곧장 떠났고, 은정은 그 자리에 서서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이마를 찌푸리며, 눈매는 점점 더 어두워졌다.
오전 10시.
강성의 어느 프라이빗 클럽.
서선영은 넓은 챙이 달린 프렌치 스타일 모자를 쓰고, 스카프로 얼굴을 반쯤 가린 채 조용히 안으로 들어섰다.
서선영은 한 룸의 문을 열고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을 확인하자, 모자를 벗으며 차가운 표정을 드러냈다.
“요즘 회사 안에 당신을 지켜보는 눈 많아. 그런데 이 타이밍에 날 만나면 어쩌자는 거지?”
최이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왔다.
며칠간 이어진 불안과 압박 속에서 예전의 자신감은 사라졌고, 초췌한 인상만 남아 있었다.
“내 문제 어떻게 해결할 건데?”
서선영은 침착하게 말했다.
“변호사 제일 좋은 사람으로 붙여줬잖아.”
최이석은 비웃었다.
“증거가 빼박인데? 최선이란 게 결국 내가 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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