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03화
저녁에 동료들과 노래를 부르고 난 후, 임씨 집안의 운전기사가 임유진을 데리러 왔다.
유진은 다리를 다친 상태라 당분간 운전할 수 없었고, 매일 기사가 출퇴근을 도와주고 있었다.
차에 앉아 있던 유진은 문득 진소혜의 말이 떠올랐다. 그녀는 지금까지 한 번도 혼자 살아본 적이 없었다. 대학교에 다닐 때조차 기숙사 생활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만약 회사 근처로 이사를 가게 된다면, 굳이 기사를 부를 필요도 없고, 아침마다 서둘러 나올 필요도 없었다. 그래서 생각할수록 점점 더 마음이 기울었다.
집에 도착하자, 노정순은 여전히 거실에서 유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다리도 거의 회복되었고, 우정숙도 다시 업무에 집중하기 시작한 상태였다.
“왔구나?”
노정순은 우아한 개량한복을 입고 있었다. 손에는 책을 들고 있었고, 금테 안경을 쓴 얼굴에서는 세련되고 기품 있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안경의 가느다란 금빛 체인이 귓가에 살짝 늘어져 있어 더욱 고급스러워 보였다.
유진은 소파에 털썩 앉아, 노정순의 어깨에 기댔다.
“할머니.”
“피곤하니?”
노정순은 책을 내려놓고,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주물렀다.
“술도 마셨구나?”
“아니요, 다른 사람들이 마셨을 뿐이에요.”
유진은 자신의 소매를 들이켜 맡아보았다. 실제로 술 냄새가 진하게 배어 있었다.
사실 한두 잔 마시고 싶었지만, 문득 캠핑 때 구은정이 자신더러 술을 마시지 말라 했던 일이 떠올랐다. 그래서 결국 마시지 않기로 했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자제하는 게 최선이었다.
“막 출근했는데 벌써 이렇게 힘들어서야. 토요일에도 일해야 한다니.”
노정순은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할머니!”
유진은 살짝 고개를 들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말씀드릴 게 있어요!”
“무슨 일이니?”
“저, 이사 가고 싶어요!”
할머니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이사를 가겠다고? 어디로?”
“요즘 회사 일이 너무 바빠서 매일 야근해야 해요. 아침마다 일찍 나가야 하고, 퇴근길에 차가 막히면 한 시간 넘게 걸려요.”
“원래 늦게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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