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11화
멀리서, 임구택은 혼자서 말을 타고 있는 임유진을 바라보며 깊은 주름을 지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인과 함께 다녀와서 두 사람의 관계가 진전된 줄 알았는데, 겨우 며칠 만에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소희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두 사람 제대로 이야기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어때?”
소희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생각했다. 서인이 유진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는 게 아니라,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그 누구보다도, 소희는 서인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구택은 고개를 저었다.
“유진이는 자기감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 문제는 서인이 계속해서 거절하고 있다는 거야. 말로 풀어볼 문제가 아니야.”
“서인이 유진이를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그렇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감정이 깊지 않다는 뜻이야.”
“누군가를 정말 사랑한다면,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아.”
구택은 단호하게 덧붙였다.
“유진이가 이렇게 오랫동안 서인을 좋아했는데도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면, 이제는 그만둘 때도 됐어.”
“이번 일을 계기로 감정을 정리할 수 있다면, 오히려 좋은 일일 수도 있어.”
소희는 유진이 기울인 노력과 그동안 겪었던 아픔을 생각하니 쉽게 반박할 수 없었다.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네. 유진이가 하루빨리 이 상황을 벗어나길 바라야겠어.”
구택은 옆에 있는 소희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여 살짝 입맞춤했다. 그의 눈빛이 부드럽게 변하며 말했다.
“어젯밤에 잠을 잘 못 잤는데, 우리 어디 조용한 곳에서 좀 쉬다 갈까?”
소희는 주위를 둘러보며 멋쩍어했다.
“유진이 옆에 있어야지. 방금까지 실연의 아픔을 겪었다는데, 삼촌이 돼서 너무 무심한 거 아니야?”
구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임씨 집안 사람들은 그렇게 약하지 않아.”
소희는 어깨를 으쓱하며 화제를 돌렸다.
“그러면 일단, 차가운 탄산음료부터 마실래!”
구택은 그녀를 흘겨보며 말했다.
“탄산음료 대신 과일 주스로.”
“좋아요. 근데 아이스로!”
“그건 괜찮아.”
구택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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