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00화
잠깐 네 눈이 마주친 뒤, 아심은 시선을 피하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고 말했다.
“성을 바꾸는 건 급하지 않아요. 관련된 서류도 많고, 회사 법인 자료나 도장 같은 것들도 처리해야 해서 조금 번거롭거든요.”
도경수는 단호하게 말했다.
“어차피 바꿀 거니 걱정하지 마라. 할아버지가 다 알아서 해줄게.”
강재석은 웃으며 시언에게 물었다.
“시언아, 넌 어떻게 생각하니?”
시언은 여전히 냉담하고 차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건 아심의 일이니, 제 의견은 중요하지 않죠.”
아심은 속눈썹을 살짝 떨며 정원의 꽃나무를 바라보았다. 저녁이 깊어지면서 낮 동안 화려했던 목련꽃은 저무는 빛 아래서 쓸쓸해 보였다.
도도희는 두 사람의 반응을 살피며 부드럽게 웃었다.
“성을 바꾸지 않아도 호적은 올릴 수 있어요. 천천히 해도 되니까요. 대신 파티는 언제 열지 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강재석은 말했다.
“파티 준비도 생각보다 많아. 초대장을 몇 장 보낼지, 누구를 초대할지도 결정해야 하고.”
도경수는 금세 화제를 바꾸며 말했다.
“초대장은 내가 직접 쓰지!”
강재석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준비 시간이 더 오래 걸리겠는데.”
도도희는 달력을 살펴보며 말했다.
“그러면 이달 말에 하는 게 어떨까? 그때까지 초대장을 준비해서 발송하면 되겠네.”
현재는 5월 중순이었고, 말까지는 열흘 남짓 남아 있었다.
도도희는 강아심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희야, 네 생각은 어때?”
아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할아버지와 엄마께서 알아서 정해 주세요. 저는 괜찮아요.”
강재석은 만족스러운 듯 말했다.
“그럼 그렇게 정하자. 성을 바꾸는 건 아심이 번거롭다고 하니, 파티 이후에 해도 늦지 않겠지.”
도경수는 강재석의 의도를 눈치채고 반박하려 했으나, 아심이 말했다.
“그럼 저는 강재석 할아버지 말씀을 따를게요.”
도경수는 한마디 더 하려다 말을 삼키고 씩씩거리며 입을 다물었다.
그때 도우미가 다가와 말했다.
“어르신, 여정 씨 오셨어요!”
도경수는 고개를 들며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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