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99화
“외할아버지가 기쁜 건 좋은데, 네가 행복하지 않을까 봐서 걱정이야.”
도경수의 목소리는 따뜻하고 진중했다.
“네가 행복한 게 무엇보다 중요하단다.”
아심은 갑작스러운 울컥함이 목을 막아버려, 그녀의 목소리가 살짝 갈라졌다.
“고마워요, 할아버지.”
도경수는 웃으며 말했다.
“너무 많은 걸 생각하지 말아라. 네가 막 집에 돌아왔으니, 우선 가족끼리 이렇게 모여 즐겁게 지내는 게 중요하지. 다른 건 천천히 해결하면 돼.”
“강시언이 너를 괴롭히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다. 내가 나이가 들긴 했어도, 우리 손녀를 지킬 힘은 아직 있어!”
그는 다부지게 말했다.
“우리 재희를 괴롭히는 녀석이 있으면, 내가 직접 찾아가 혼쭐을 내주마.”
아심은 문득 설날 때 시언이 강재석에게 먼지떨이로 혼나는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아심을 데리고 강씨 집안으로 찾아가는 모습을 상상하자,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아심의 웃음은 화사하게 번지며 저녁 햇살처럼 따뜻했다.
도도희는 청석길을 따라 걸어오며, 아심과 도경수가 함께 웃으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녀의 눈길은 부드럽고, 마음속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이 가득했다. 오랜 세월 쌓여있던 응어리가 이 따뜻한 저녁 속에서 말끔히 사라진 것 같았다.
‘이런 게 정말 행복이구나.’
도도희는 속으로 생각했다.
거실에서는 강재석이 시언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바쁘냐? 저녁에 와서 같이 식사하자.”
시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일이 있어서 못 갈 것 같아요.]
그러자 강재석은 약간 성을 내며 말했다.
“맨날 일이 바쁘다고 얼굴도 안 보이고. 아심이랑 오해가 있으면 빨리 풀어라. 계속 피한다고 해결될 일이냐?”
시언은 여전히 침착하게 대답했다.
[피한 게 아니라 정말 바빴어요.]
강재석은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내 말도 안 들을 작정이냐? 좋아, 네가 안 오면 오늘 밤 내가 운성으로 돌아갈 거야!”
[할아버지!]
시언의 목소리에 드디어 약간의 감정이 묻어났다.
[그렇게 하지 마세요.]
“내가 떠들썩하게 굴고 있는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