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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4화

양재아는 빠르게 머리를 굴리며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 약간 머뭇거리며 말했다. “저, 저희 외할아버지는 아주 보수적인 분이예요. 이 사실을 아시면 가만히 계시지 않을 거예요.” 그 말에 권수영은 약간 당황하며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재아는 억지로 부끄러운 척하며 말했다. “사실 저도 원래 승현 씨 좋아했어요. 그런데 이번 일이 생기고 나니, 결혼하는 건 받아들일 수 있어요.” 권수영은 기뻐하며 물었다. “정말이에요?” “하지만.” 재아는 갑자기 얼굴을 굳히며 진지하게 말했다. “이 일은 절대 제 할아버지께 알리지 말아야 해요. 그리고 절대 그분을 찾아가지 마세요.” “외할아버지는 고집이 세신 분이라, 예전에 저희 엄마가 아빠와 결혼하는 것도 반대하셔서 엄마가 집을 떠났잖아요.” “이 일을 아시면 분명 이 결혼도 반대하실 거예요.” 권수영은 도씨 집안의 과거 이야기를 어렴풋이 알고 있었기에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재아 씨 말대로 할게요.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재아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저희가 먼저 결혼하고 나면, 할아버지께서도 어쩔 수 없이 인정하실 거예요.” 그 말에 권수영은 조금 망설였다. 원래 그녀의 계획은 도씨 집안의 위세를 빌리려는 것이었는데, 결혼 때까지 도경수가 재아가 자기 손녀라는 사실을 모르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재아는 그녀의 망설임을 눈치채고 단호히 말했다. “저희가 먼저 혼인신고를 하고, 결혼식을 올릴 때 할아버지께 말씀드리면 돼요. 지금으로선 이 방법밖에 없어요.” “만약 이게 싫으시다면, 오늘 일은 없었던 걸로 하죠. 저도 승현 씨를 좋아하니, 곤란하게 하지는 않을 거예요.” 권수영은 재빨리 말했다. “알겠어요, 재아 씨 말대로 할게요. 난 재아 씨가 오늘 일을 용서해 주고, 결혼까지 승낙해 줘서 정말 고맙게 생각해요.” 권수영은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재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우리 지씨 집안에 들어오면, 내가 딸처럼 잘해줄게요. 나한테는 딸이 없으니, 재아 씨는 이제 내 친딸 같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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