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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63화

임구택은 골목 안으로 들어섰다. 소녀의 울음소리가 점점 또렷하게 들려왔고, 마치 바로 곁에서 울리는 듯했다. 벽을 돌아 나가자 앞에 펼쳐진 광경에 그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 어두운 황혼 속, 어린 소녀가 두 마리의 들개에 몰려 벽 구석에 갇혀 있었다. 소녀는 세네 살 정도로 보였고, 어린 나이에다 왜소한 체격이었다. 그녀의 옷은 들개들에게 찢겼고, 연약한 몸에는 피가 흥건히 묻어 있었다. 두려움이 가득한 눈빛 속에서도 그는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고, 그 약한 몸에서 상상할 수 없는 힘이 뿜어져 나왔다. 구택은 온몸에 한기가 몰려들었고, 혈액이 거꾸로 솟아올랐다. 가슴이 저리고 불안에 떨려 그는 어쩔 수 없이 몸을 떨기 시작했다. 구택은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가 허리를 숙여 한 마리 개를 잡아 벽으로 힘껏 내던졌다. 강렬한 충격에 피가 터지며 주변이 순식간에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그러고는 곧바로 몸을 돌려 다른 한 마리 개를 걷어차 날려버렸다. 들개 두 마리가 차례로 죽음을 맞이하자, 소녀는 벽 구석에 몸을 꼭 웅크리고 고개를 들어 그를 두려움에 가득 찬 눈으로 올려다보았다. 구택은 소녀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고, 찢긴 옷과 피 흘리는 상처를 바라보며 손을 들어 올렸지만, 어디를 만져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어디를 만져도 그녀가 아플 것 같았다. “아저씨!” 소녀의 목소리는 쉰 듯한 어린 목소리였지만, 희미하게 구택을 부르자, 구택은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이윽고 자기 겉옷을 벗어 소녀의 연약한 몸을 감싸고 그녀를 꼭 안아 들었다. 그리고 서둘러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근처의 이웃들에게 물어본 끝에, 구택은 마을의 병원을 찾아 소녀의 상처를 치료하고 광견병 예방 주사를 맞혔다. 그는 소녀를 계속 안고 있었고, 주사를 맞는 동안에도 손을 놓지 않았다. 소녀 역시 매우 얌전했다. 주사를 맞으면서도 한 번도 울지 않았고, 그 모습이 더욱 안쓰럽게 느껴졌다. 의사는 두 시간 동안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택은 소녀를 안은 채 병원 복도의 긴 의자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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