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43화
강시언과 할아버지는 소희를 보육원에서 데리고 나왔다. 어두웠던 그녀의 어린 시절도 함께 끝났다.
...
소희는 걸음을 재촉하며 복도를 지나 서원의 문턱에 다다랐다. 그곳에서 회랑 아래 앉아 있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
심명은 머리를 뒤로 기대고 기둥에 몸을 기댄 채 소희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술 냄새가 은은히 풍겼고, 그의 매혹적인 복숭앗빛 눈동자에도 술기운이 살짝 배어 있었다.
“술자리에서 친구들을 만나 겨우 빠져나왔어. 네가 벌써 잠들었을까 걱정했는데.”
심명은 눈을 가늘게 뜨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하늘도 날 돕는군. 여기서 밤새워 기다려야 할까 봐 걱정했거든.”
소희는 그 앞에 멈춰 섰다.
“걸을 수는 있어? 아니면 내가 사람을 불러서 방으로 옮겨줄까?”
심명은 손목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한 시간 기다렸으니 10분만 내게 시간을 줘. 괜찮지?”
소희는 심명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리고 소희 역시 기둥에 기대어 머리를 젖히고 떠오른 달을 바라보았다.
심명은 풀잎 하나를 뽑아 입에 물고 자유분방한 태도를 보이며 소희를 바라보며 웃었다.
“네가 좀 못생겼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네가 이렇게 예쁘지 않았다면, 예전에 한소율이 나더러 너를 유혹하라고 했을 때,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 해도 난 거절했을지도 몰라.”
소희는 심명의 말에 눈길을 돌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네가 나를 좋아했던 거나 예전의 여자친구들을 좋아했던 거나 별반 다르지 않네.”
“자신을 순정남처럼 포장하려 들지 말고, 얼른 다른 여자를 찾아 연애해. 그러다 보면 아직 네 폼이 죽지 않았다는 걸 느끼게 될 거야.”
“뭐? 그럼 지금은 폼이 죽었다는 얘기야?”
심명은 미묘한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지금 나를 놀리려는 거야?”
소희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말실수였어.”
심명은 소희의 말을 무시한 채, 붉은 등불을 바라보며 스스로 중얼거렸다.
“내가 널 언제 좋아하게 됐을까? 나도 모르겠어.”
“그저 어느 순간 마음이 끌렸고, 너와 임구택이 함께 있는 걸 보면서 한 말들이 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