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41화
소희는 사진첩을 계속 넘겼다. 여섯 살, 일곱 살, 여덟 살, 그리고 성인이 될 때까지.
소희는 차분한 성격 탓에 사진 찍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사진이 많지는 않았지만, 찍을 때마다 강재석은 사진을 인화해서 보관하며 그녀가 자라는 모습을 해마다 기록했다.
소희와 오빠는 점점 성장하고 있었지만, 동시에 강재석은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있었다.
소희의 눈이 어느새 흐려졌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사진첩을 계속 넘겼다.
시언의 사진첩도 소희의 것과 비슷하게 매년 몇 장씩 있었다. 단독 사진도 있었고, 가족사진도 있었다. 하지만 시언의 사진첩은 내용이 더 풍부했다. 갓 태어났을 때부터의 사진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잠시 후, 시언은 사진첩을 덮으며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었다.
“그땐 사진 찍는 게 귀찮았는데, 지금 보니 정말 의미가 있네.”
강재석은 차 한 모금을 마시며 소희에게 물었다.
“원래 이 사진첩을 네 혼수품에 넣어주려고 했는데, 고민 끝에 그러지 않았어. 네가 원하면 복사해서 하나 만들어 줄게.”
소희는 고개를 들며 물기를 머금은 눈으로 말했다.
“복사할 필요 없어요. 그냥 할아버지께 두세요. 보고 싶을 때 언제든 와서 볼게요.”
강재석은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래, 그러자.”
시언은 사진 한 장을 가리키며 소희에게 말했다.
“이 사진은 내가 너를 훈련소에 데려갔을 때 찍은 거야. 할아버지가 걱정돼서 직접 너를 보겠다고 하셔서 내가 급히 찍었지.”
“그때 너 정말 많이 탔고, 얼굴에 상처도 있었어. 할아버지가 이 사진을 보고 바로 나한테 전화해서 호되게 혼내셨어. 너를 당장 집으로 데려오라고 하셨거든.”
소희는 몸을 기울여 사진을 살펴보았다. 사진 속 소희는 이마에 붕대를 감고 얼굴에는 상처가 있어 모습이 조금 처참해 보이기도 했다.
이에 소희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자신에게 이런 사진이 있는 줄은 몰랐던 것이다. 사진을 보며 소희는 훈련소에 처음 갔던 시절이 마치 영화처럼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잊고 있던 많은 기억이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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