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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8화

몇 명의 사람을 사이에 두고 유진이 멈춰 섰다. 술 때문인지 유진의 눈은 촉촉한 가을 물빛을 머금고 있었고, 붉어진 입술과 고른 치아가 그녀의 매력을 더욱 부각했다. 목소리에는 억울함이 서려 있었다. “왜 또 내 메시지에 답하지 않은 거예요?” 서인은 오후에 돌아갔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구은서와 관련된 일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서인은 술기운이 감도는 유진의 붉은 입술을 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술 못 마시겠으면 마시지 마. 너한테 술 강요할 사람은 없잖아.” 유진은 눈을 살짝 굴리며 환하게 웃었다. “내가 스스로 마신 거예요.” “구은서의 꼴을 못 봤어?” 서인은 차갑게 쏘아붙였다. “봤지!” 유진의 눈이 반짝이며 말했다. “완전 속이 다 시원하더라고요!” 유진은 오후에 은서와 서선영의 대화를 들으면서 은서가 또 어떤 짓을 저지를지 걱정했다. 그래서 이 사실을 삼촌인 임구택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은서가 감독과 엮인 일이 터지면서, 적어도 이틀 동안은 얼굴을 들고 다니기도 어려울 상황이 되었다. 서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이 그거야?” 유진은 천진난만한 얼굴로 물었다. “그럼요?” 서인은 손목시계를 힐끔 보고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네가 손님들을 접대할 필요 없어. 네 방에 들어가서 쉬어.” 유진은 고개를 흔들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들어가도 잠이 안 와요. 자꾸 어떤 사람 생각만 날 것 같단 말이에요.” 유진의 말에 서인의 눈빛이 깊어졌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들어가서 쉬어. 내일 아침에 운성으로 가야 하잖아.” “안 들어가요.” 유진은 고개를 들고 반짝이는 눈으로 말했다. “대신 저랑 같이 가면 생각해 볼게요.” “안 돼.” 서인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럼 나도 상관하지 마요. 여긴 우리 집이니까 아무 문제도 없을 거니까.” 유진은 토라진 표정을 지으며 다시 술을 마시려고 돌아섰다. 그 순간, 서인이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 눈에는 순진한 듯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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