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21화
훈훈한 혼혈 외모에 괜찮은 분위기를 가진 남자였지만, 구은서는 단번에 그의 의도를 간파했다. 흥미를 잃은 은서는 시큰둥하게 말했다.
“내 옆에서 떨어져요. 당신한테 관심 없으니까.”
남궁민은 원래 심명의 말을 반신반의하고 있었으나, 은서의 말을 듣자 믿음이 확고해졌다.
‘남자한테 관심 없다고? 진짜 레즈비언이 맞구나!’
그는 두 걸음 다가서서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꽃나무 기둥에 기대었다.
“C 국에 이런 말이 있죠. 힘든 일이 있으면 술로 씻어낸다고, 무슨 걱정이 있으면 저한테 이야기해 보세요.”
은서는 고개를 들어 그를 차갑게 바라보며 비웃었다.
“C국 문화를 그렇게 잘 안다고 해서, C국 여자도 쉽게 꼬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난 당신 같은 자만심에 찬 남자가 제일 싫어요!”
남궁민은 화내지 않고 여유로운 태도로 미소를 유지했다. 그의 갈색 눈동자가 매력적인 빛을 띠며 반짝였다.
“무슨 뜻인지 이해했어요.”
은서는 약간 짜증이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이해했으면 멀리 떨어져요.”
사실 남궁민은 은서에게 조금의 관심도 없었고, 은서가 소희를 좋아한다는 사실에 오히려 약간의 반감까지 있었다. 하지만 소희를 위해서라면 참기로 했다.
“사실, 어떤 일들은 변할 수도 있어요. 한번 시도해 보면 받아들이기 쉬울 수도 있죠.”
은서는 그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다가 대꾸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
남궁민은 의자에 힘없이 주저앉았다.
‘정말 노력했지만, 이 여자에겐 도저히 흥미를 느낄 수가 없네.’
그는 체념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은서가 멀리 떨어진 의자에 앉아 다시 술을 마시며 휴대폰을 꺼내 드는 모습을 보며, 남궁민은 자신의 휴대폰을 들어 소희에게 메시지를 보낼지 고민했다.
‘소희를 만나러 운성으로 갈 수 있을까?’
...
멀리서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서선영은 딸이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녀는 다양한 술이 놓여 있는 테이블로 다가가, 한 잔을 선택한 뒤 몰래 작은 캡슐을 꺼내어 술에 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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