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12화
서인의 목소리는 본래 살짝 허스키했는데, 고요한 방 안에서는 더 낮고 깊게 울렸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임유진의 가슴에 박히는 듯했다.
유진의 뺨은 하얗게 빛나던 것이 금세 붉게 물들었다. 유진은 약간 흔들리는 눈빛으로 서인을 바라보며, 핑크빛 입술을 깨물고 조용히 말했다.
“그건 내가 일방적으로 키스한 거니까 키스가 아니죠.”
유진은 자신이 잘못 본 건지, 서인의 눈에 어색함이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본 듯했다. 유진은 눈을 반쯤 내리며, 긴 속눈썹 아래로 눈동자를 굴리며 말했다.
“그날은 내가 당신에게 무례했어요. 내 잘못이에요. 사과할게요! 하지만 당신도 알잖아요.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건 사실이에요.”
“친구라며 꾸미는 건 그냥 스스로 속이는 거죠. 평소엔 계속 참다가 그날은 참지 못했을 뿐이에요. 제발 용서해 줘요.”
서인은 잠시 말이 없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나 있는 걸까? 이게 무슨 돌직구 같은 고백이야...’
서인은 저음으로 단호하게 말했다.
“만약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겠다면, 안 보는 게 좋겠어.”
“안 돼요!”
유진은 급히 서인의 말을 막으며, 조심스레 그의 눈을 쳐다보았다.
“제가 노력할게요. 참아볼게요. 그걸로 안 되나요?”
유진의 눈빛을 본 서인은 마치 자신이 약하고 불쌍한 피해자인데, 그녀가 그를 괴롭히는 악당이라도 되는 듯한 이상한 착각에 빠졌다.
이 어울리지 않는 상황이 머릿속에 떠올라 그는 한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다. 묘한 긴장감이 감돌며, 서인은 더 이상 이 분위기를 견딜 수 없었다.
그러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일은 더 이상 말하지 말고, 이제 나가. 옷을 갈아입어야 해.”
유진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이 얼굴로 삼촌의 들러리를 서겠다고요?”
서인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
“왜, 옷이 통일된 게 아니었나?”
“내 말은 얼굴이에요! 지금 이 모습으로는 삼촌보다 나이 들어 보인다고요!”
유진은 콧방귀를 뀌며 말하자, 서인은 할 말을 잃었다.
유진은 그에게 몇 걸음 다가갔고 손에 들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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