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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8화

어느덧 27일이 되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지만, 기대와 설렘이 더해지며 느리게 흘러가는 듯한 고통스러운 기다림이었다. 이른 아침, 구은태가 서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구은정, 오늘 집에 잠깐 들러. 우리 함께 임씨 집안에 축하 인사를 가야 하니까. 너는 구씨 집안의 장남으로서 이런 자리에 당연히 나와 함께 참석해야 해.] 서인은 이번에는 거절하지 않았다. 전날 임구택과 통화하며 들러리를 서기로 확정 지었고, 임씨 집안에 한 번 가야 할 일이 있었다. “알겠어요. 지금 집으로 갈게요.” 구은태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운전 조심해서 와. 우리는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아침 9시경, 서인은 구씨 집에 도착했다. 구은태 아내인 서선영은 평소처럼 열정적으로 그를 맞이했다. 서선영은 구은태 앞에서 직접 차를 따르며 가사도우미들에게 지시했다. “어서 내가 우리 아들을 위해 준비한 과일을 모두 가져와요.” 세 명의 가사도우미가 다양한 종류의 과일을 담은 접시를 들고 와 탁자 위를 가득 채웠다. 서선영은 환히 웃으며 말했다. “이 과일들은 내가 직접 고르고, 씻고, 썰어서 준비했단다. 당신이 보기엔 어때요?” 구은태는 정성스럽게 준비된 과일 접시를 보며 웃었다. “신경 많이 썼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서인에게 말했다. “한 번 맛 좀 봐.” 그러나 서인은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과일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러고는 차갑게 물으며 덧붙였다. “지금 출발하나요?” 구은태는 약간 눈살을 찌푸렸고, 서선영은 즉시 고개를 저으며 상관없다는 표시를 보였다. 그녀는 여전히 친절한 미소를 유지하며 말했다. “은정이, 오늘 우리가 임씨 집안에 갈 때 너는 구씨 집안의 장남을 대표하는 것이니 옷차림이 너무 간단해서는 안 돼.” “미리 몇 벌 준비해 뒀으니 위층에 올라가 한 번 입어보거라.” 서인은 검은색 티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정장보다 확실히 캐주얼한 복장이었다. “제가 결혼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정장을 입을 필요가 있나요?” 그는 태연하게 시간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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