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07화
임구택은 길고 단정한 손가락으로 벨벳 상자를 몇 번 회전시켰다. 은은한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가운데, 그의 손끝은 마치 차가운 옥처럼 온화한 광택을 띠고 있었다. 잠시 후, 구택은 천천히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뚜껑이 열리는 순간, 안에서 뿜어져 나온 찬란한 빛이 황금빛 석양조차도 압도했다. 상자 안에는 두 개의 반지가 들어 있었는데, 소희가 직접 디자인한 결혼반지였다.
신부의 반지는 7캐럿짜리 핑크 다이아몬드였다. 완벽하게 잘린 이 반지는 소희의 손가락 너비에 가까웠고, 별다른 장식 없이 다이아몬드 자체의 찬란한 광채만으로도 영혼을 사로잡을 만큼 순수하고 맑았다.
마치 소희 자체를 닮은 듯했다. 깨끗하고 투명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열정은 오직 자신만이 알고 있었다.
신랑의 반지에는 다이아몬드로 LS라는 두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L의 끝 선을 길게 늘여 S의 사선과 연결한 디자인으로, 유려한 선과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감각이 돋보였다.
구택은 깊고 어두운 눈빛으로 두 개의 반지를 꺼내 들었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서렸으나 곧 그 미소는 미묘하게 굳어졌다.
두 반지가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 서로 닿았을 때, 핑크 다이아몬드의 빛이 신랑 반지 위로 비치며 반지 표면에 흐릿하게 글자가 떠올랐다.
[일생의 진정한 사랑]
구택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고, 그 글자는 마치 칼로 새긴 듯, 그의 가슴에 깊이 새겨졌다.
구택의 마음속이 뜨겁게 흔들리며 아렸다. 강렬한 열기와 고통이 동시에 밀려와 온몸의 피가 불타오르는 듯한 기분이었다.
구택은 손바닥을 펼쳐 두 개의 반지가 손안으로 떨어지게 했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오므려 단단히 쥔 채,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 그의 목이 여러 차례 움직였다.
일생의 진정한 사랑, 오직 서로만을 위한 사랑.
시간이 흐르고 어둠이 깔린 후, 구택은 핸드폰을 꺼내 소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선물 봤어. 정말 마음에 들어.]
마음에 들어서 미칠 것 같았다.
소희는 금세 답장을 보냈다.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야.]
구택은 메시지를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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