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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5화

강시언은 말이 없었다. 소희는 입술을 오므리며 맑은 눈으로 웃었다. 소희는 강시언을 바라보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러자 시언은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와 소희는 상황이 달라요.” 강재석은 깊은 의미를 담아 말했다. “상황은 다를지 몰라도, 감정은 통하는 법이지. 모든 사람의 감정적 욕구는 결국 비슷하니까.” 소희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할아버지 말씀이 맞아요!” 시언은 소희를 힐끔 쳐다보며 비웃듯 말했다. “밥이나 먹어.” ... 식사를 마친 후, 소희는 강재석과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고, 시언은 거실에서 손님들과 응대를 했다. 시언이 다시 돌아왔을 때, 강재석은 자리를 비웠고 소희 혼자 나무 테이블에 엎드려 졸고 있었다. 창문이 열려 있어 햇살이 그녀의 몸을 비추고 있었다. 햇살은 따뜻하면서도 강렬했다. 시언이 들어서자 소희는 눈을 뜨며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고생했어.” “졸리면 방에 들어가서 자.” 소희는 시원한 차를 한 잔 따라 마신 뒤 훨씬 정신이 맑아진 듯 보였다. “할아버지가 지금 경성 쪽에서 온 전화를 받고 계셔. 나보고 기다리라고 하셨거든.” 시언은 소희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창살 그림자가 비친 그의 잘생긴 얼굴에 냉철한 눈빛이 깃들었다. “서울 쪽에서도 사람들이 올 거야. 할아버지가 조용히 지내고 싶어도 불가능하지. 임씨 집안도 있는데 말이야.” 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이큐에서도 연락이 왔어. 축의금을 전달하겠다고 했지만, 내가 거절했거든.” 시언은 시선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왜 거절했어? 오게 해. 그냥 축하하러 오는 거잖아.” 소희는 눈썹을 살짝 올렸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남은 차를 마신 후, 소희는 찻잔을 내려놓고 시언에게 영자의 유골을 운송하는 이야기를 꺼냈다. 시언은 말했다. “문제없어. 네 결혼식이 끝나면 바로 처리할 수 있을 거야.” 소희는 미소 지었다. “예전에는 백협에 있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어. 그곳에서 오랜 세월을 보냈고, 익숙한 장소와 사람들도 있으니까.” “하지만 백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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