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04화
강씨 집안 저택.
강재석과 강시언이 집 밖에서 소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멀리서 검은 차가 다가오는 것을 보자, 강재석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우리 소희가 돌아왔네.”
나이가 들었어도 여전히 정정한 그의 눈빛에는 깊은 회상의 기운이 서려 있었다. 강재석은 시언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직도 소희가 처음 집에 왔을 때를 기억하냐?”
시언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기억나죠. 민감한 고슴도치 같아서 누구와도 말하지 않고, 온몸에 경계심과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죠.”
강재석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때 그 눈빛은 정말이지, 고집스러우면서도 두려워 보여서 가슴이 아팠어. 항상 생각하곤 했어. 소희와 우리 강씨 집안은 인연이 있는 것 같다고.”
“아마 소희는 원래부터 강씨 집안의 사람이었어야 했는데, 잘못해서 소씨 집안에 태어나 고생을 했지만 결국은 진짜 집을 찾게 된 거지.”
강재석은 갑자기 무엇인가를 떠올린 듯한 표정으로 눈에 슬픔이 어렸다.
“시언아, 한 가지 너에게 말하지 않았던 일이 있어. 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임신 중이었어.”
시언은 잠시 멍해졌고, 강재석은 이어서 말했다.
“사고가 나기 보름 전, 네 아버지가 나에게 전화해서, 네 엄마 정은수가 임신했다고 기뻐하며 말했지.”
“이번엔 꼭 딸일 것 같다고. 드디어 딸을 갖게 된 거라고. 그러나 보름 만에 사고가 나고, 그 아이는 세상에 태어날 기회를 영영 잃게 되었지.
시언은 얇은 입술을 꽉 다물고 말없이 앉아 있었다.
강재석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원래는 말할 생각이 없었는데, 오늘 왜인지 모르겠지만 말하게 되었구나. 이제 그만하자. 너무 오래된 이야기잖니!”
시언은 말했다.
“할아버지는 소희가 어머니 배 속에 있던 그 딸이라고 생각하세요?”
강재석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그 아이는 우리 강씨 집안과 인연이 없었지. 하지만 소희는 우리와 인연이 있는 아이야!”
시언의 눈빛이 깊어졌다.
“사실관계는 중요하지 않아요. 제 마음속에서는 차이가 없으니까요.”
강재석은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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