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더 많은 컨텐츠를 읽으려면 웹픽 앱을 여세요.

제9장

곽씨 가문 본가는 해성 재벌가 지역에 있었고 중국식 원림 느낌으로 된 별장이었는데 벽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아주 화려하지만 절제된 분위기에서 중후하고 럭셔리한 느낌을 들게 했다. 곽씨 가문의 큰 집은 어르신을 따라 본가에 살고 있었고 작은 집은 도시에서 살고 있었고 곽동우는 혼자 작은 별장에서 나와 살고 있었는데 요즘 다쳐서 부모님이 보살펴주려고 가까이에 와서 살았던 것이다. 저녁 6시, 어둠이 자욱해졌다. 윤선미는 곽동우를 밀고 긴 복도를 지나서야 연회장에 도착했다. 연회장은 불빛이 화려했고 사람들이 가득했다. 하인들은 긴 테이블에 맛있는 음식들을 가득 준비해 두었고 앙칼지고 높은 목소리의 여자가 일을 재촉하고 있었다. "네 큰어머님이야, 똑 부러지고 일 잘하지만 체면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해." 도민서가 윤선미한테 나지막한 소리로 소개해 줬다. "왕봉선이라고 해, 뒤에서 사람들이 왕희봉이라고도 많이 불러." "소파에 앉아 있는 건 네 큰아버지야, 수단이 독하고 위선을 잘 떨어." 들어보니 집안에 좋은 사람이 없는 것 같았다. 윤선미는 모두 기억했다. 왕봉선이 머리를 돌려 작은 집 가족들을 보고는 비꼬며 말했다. "드디어 왔네, 동우가 휠체어에 앉아 있으니 너무 안쓰럽네." 그녀는 눈매가 기다랬고 턱이 뾰족했는데 보기만 해도 기가 셌다. "형님은 여전히 말을 그렇게 까칠게 하네." 도민서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내가 솔직해서 그래." 왕봉선은 허허 웃으며 윤선미를 훑어보았다. "얘가 시골에서 온 며느리야? 쯧쯧, 촌년이랑 폐인이라, 참 잘 어울리네." 그녀는 말끝마다 절름발이, 병신이라고 했다! 그건 모두 작은 집의 마음을 쿡쿡 찌르는 거였다. 곽지아는 참지 못하고 바로 비꼬았다. "큰엄마, 아침에 이 안 닦았어요? 왜 이렇게 지독한 냄새가 나요? 밤에 큰아버지 역겨워서 어떻게 해요." "곽지아, 너 어른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작은 집 교양이 이따위야?" 왕봉선은 눈을 게슴츠레 떴고 낯빛이 어두워졌다. "난, 솔직해서요." 곽지아가 허리를 잡고 윽박질렀다. "정말 뻔뻔하시네요." 왕봉선은 분노를 참을 수 없어 뺨을 내리쳤다. 곽지아도 만만한 인물이 나이었기에 바로 왕봉선의 손을 잡아 꺾었는데 그녀가 아파서 소리 질렀다. "뭣들 하는 거야!" 계단에서 창백하지만 높은 소리가 들려왔다. 어르신은 푸른색의 연마복을 입고 용 머리를 한 지팡이를 짚고 있었는데 눈빛이 아주 부리부리했고 정신이 맑아 보였다. 그의 곁에는 훤칠한 곽지훈이 서 있었고 우아하고 야윈 중년 남자도 있었다. "아버지." "할아버지." 사람들은 더 말하지 않았다. "앉아." 곽정국의 소리가 들리자 다들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오늘 선포할 일이 있어서 불렀어." 곽정국이 입을 열었다. "큰 집에서 성진욱 어르신의 제자 탁봉현을 찾았어. 그와 교환하는 조건으로 작은 집에서 프로젝트를 큰 집한테 주고 <프로젝트 양도서>에 사인해." 그의 말이 떨어지자 큰 집에서는 환한 웃음을 지었고 작은 집은 아주 울분에 찼다. 가족끼리 서로 돕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어르신이 하필 이익을 끌어들였기에 작은 집이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 왕봉선이 웃으며 말했다. "동서가 별로 원하지 않나 봐? 동우의 두 다리가 프로젝트보다 못하나 보네." "당신!" 도민서는 화가 나 마음이 아팠다. 한쪽은 아들이 심혈이 가득 담긴 거였고 다른 한쪽은 아들의 두 다리였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동우 다리가 더 중요해요! 하지만 먼저 검증해 봐야겠어요!" 곽정국은 콧방귀를 뀌었다. "나를 못 믿는다는 거네, 탁 선생, 먼저 내 손자 다리부터 검사하게." "네." 그의 옆에 있던 야위고 노련한 중년 의사가 허리를 굽신거리며 답했다. 탁봉현은 몸을 쪼그리고 약상자를 열었는데 차가운 아우라를 뿜어내는 침이 한 줄 놓여있었다. 윤선미가 보니 모두 금침이었고 수장급이었다. 탁봉현은 곽동우의 바지를 거두고 침을 꺼내 그의 삼리혈에 꽂았다. 침은 바로 한치, 두 치 들어갔다! 그는 더 꽂으려고 했다! 침이 두 치 이상 들어가면 바로 혈관을 찌르게 된다. 탁봉현이 침으로 피를 내보내려고 하는 건 맞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곽동우의 병을 더 가중시킬 수 있었다. 의술이 뛰어난 의사는 경기의 변화를 관찰하는데 그건 경험이 쌓이거나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야 가능했다. 윤선미는 후자였기에 경기의 흐름을 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 "안 돼요! 그러면..." 윤선미가 제지하자 사람들이 동시에 그녀를 쳐다보았다. 탁봉현은 무시하듯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사모님이 지금 저를 가르치는 거예요? 제가 의술을 행한 지 40년이 넘었어요, 제가 침을 놓을 때 사모님은 아직 태어나지도 안 났을 겁니다." 곽씨 가문 큰 집에서 콧방귀를 뀌었다. "촌년이, 너 혹시 동우 다리가 나아지면 널 포기할까 봐 그러는 거야?" 그녀가 해명하려 하자 손마디가 기다란 손이 삼선 만두를 그녀의 입에 넣었고 따듯한 손가락으로 그녀의 입술을 닦아주었다. 그녀가 한입 베어 물자 즙이 아주 향긋했다. "매번 가족 연회를 하면 내가 이 삼선 만두를 제일 좋아해, 맛있는지 먹어봐." 곽동우는 조리 정연하게 냅킨으로 기름이 묻은 손가락을 닦았다. 윤선미는 아무런 파동이 없는 그의 눈빛을 마주 보자 순간 그가 집에서 했던 말이 떠올랐다. "탁 선생님, 계속하시죠." 곽동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아직 어려서 철이 없어요, 절 걱정해서 그러는 거예요." 탁봉현은 두 치 반을 넣어 침을 돌렸다. 바늘구멍에서 검은색 피가 흐르는 걸 본 그는 침을 거두고 자신에 차서 일어나 말했다. "어르신, 제가 고칠 수 있어요!" 그는 눈을 반짝였다. "도련님, 다리에 느낌 있죠?" "네." 곽동우가 답했다. 그는 윤선미와 탁봉현의 다른 점을 알아챘다. 그녀가 더 찌르는 게 더 편안했다. "탁 선생님이 정말 대단하시네요! 동우야, 얼른 <프로젝트 양도서>에 사인해!" 곽지훈이 다급하게 종이를 그한테 넘기며 세심하게 사인펜까지 건넸다. 이렇게 된 이상 작은 집은 다른 방법이 없었고 하는 수 없이 사인해서 곽동우의 건강한 다리와 맞바꿔야 했다. 윤선미는 이를 악물었고 입에 있는 만두도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그의 어깨에 손을 놓고 안쓰럽기도 했고 화가 나기도 했다. '나도 고칠 수 있어, 굳이 프로젝트 안 줘도 된다고!' '아직도 날 못 믿는 거네?' 곽동우는 그녀를 쳐다보지 않고 사인펜을 건네받고 통쾌하게 사인했다. 그는 펜을 내려놓고 담담하게 말했다. "형, 이 프로젝트는 형한테 맡길게, 하지만 손씨 가문 부지는 아직 해결 못 했어." 천원 그룹과 곽연 그룹이 협력하는 건 미래성 프로젝트였다. 그들은 세상에서 손꼽히는 최첨단 스마트타운을 세우려고 했다. 면적이 5 평방 킬로미터였는데 손씨 가문 본가가 가운에 있어서 그들이 죽어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곽지훈은 종이를 접고 웃으며 비꼬았다. "네가 능력이 없어서 그런 거지! 고작 그런 부지도 해결 못 하다니. 이제 정초식이 열리면 구경하게 오게 해줄게." 왕봉선은 이를 보이며 환하게 웃었다. "아직 모르지? 지훈이랑 손씨 가문 도련님이 친구야, 그가 이미 지훈이랑 손 대표님이 만나게 소개해 줬어. 손씨 가문엔 손하준 외동아들밖에 없거든!" 손씨 가문이 아들을 아끼기로 소문이 자자했다. "마침 잘됐네." 곽지훈의 휴대폰 화면이 반짝이자 그는 득의양양해서 말했다. "손 대표님한테서 전화 왔어, 무조건 이사하겠다고 할 거야. 너한테 어려운 일이 나한테는 식은 죽 먹기야." 그는 자랑도 하고 곽동우를 엿도 먹이기 위해 스피커 모드를 켰다.

© Webfic, 판권 소유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