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아줌마."
곽동우는 무안해하며 말했다.
"생각하시는 그런 거 아니에요, 빨리 얘 일으켜주세요."
"네."
전 아줌마는 해장국을 내려놓고 한 편으로 재빨리 정리하며 한 편으로 몰래 사진을 찍었다.
그녀는 윤선미를 부추겨 큰 침대에 놓고는 곽동우를 휠체어에 앉히고 말했다.
"사모님이 잠들었는데 해장국이 필요 없죠?"
전 아줌마의 눈은 마치 현미경처럼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았다. 모두 잘 관찰해서 도민서한테 알려줘야 했기 때문이었다.
"일단 옆에 둬요."
"네, 그럼 사모님은 오늘 밤 여기서 자게 해요, 서로 보살필 수도 있잖아요."
"네."
그는 오늘 밤 여기서 자지 않아도 되었다.
곽동우의 허락을 받자 전 아줌마는 기뻐하며 떠났고 문을 닫는 것도 까먹었다.
문을 나가자 그녀는 참지 못하고 도민서한테 전화해서 걸어가며 말했다.
"사모님! 뽀뽀했어요, 뽀뽀했어요... 입술이 부을 정도로 치열했어요!"
곽동우는 그 말을 모두 들었다.
'전 아줌마가 사진 찍는 실력이 아주 파파라치 해도 되겠어.'
그는 심호흡하고 참지 못하고 주먹을 꽉 쥐었는데 목까지 빨개졌다.
...
이튿날, 윤선미는 거의 점심이 되어서야 잠에서 깼는데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제일 최악인 건, 그녀가 곽동우의 침대에서 일어난 거였고 휴대폰이 언제 꺼졌는지 모른다는 거였다.
"사모님, 드디어 깨셨네요, 음식 좀 드세요."
전 아줌마가 흑설탕에그를 윤선미의 앞에 놓았다.
"위가 따듯해지면 몸이 편안해질 겁니다."
"감사해요, 아줌마."
윤선미는 그릇을 들고 한 입 한 입 먹기 시작했고 전 아줌마는 의미심장하게 그녀가 다 먹는 걸 바라보았다.
"저 어젯밤에... 어떻게 돌아왔어요?"
그녀는 필름이 끊겨서 곽동우한테만 전화한 기억이 있었고 그 후로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도련님이 안고 돌아왔어요!"
전 아줌마가 흥분해서 말했다.
윤선미는 얼굴이 빨개져서 나지막하게 말했다.
"지금 어디 있어요?"
"옆방에서 약욕하고 있어요."
"그래요, 제가 가볼게요."
윤선미는 정리를 마치고서야 그한테로 갔다. 문을 열자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고 커다란 나무 욕조에 남자가 웃옷을 벗은 채로 있었는데 갈색 약물이 그의 중요한 부위를 막고 있었다.
"잠 깼어?"
곽동우는 그녀를 쳐다보며 담담한 말투로 말했지만 마음은 그다지 평온하지 않았다.
"어젯밤 저 데려다줘서 감사해요, 안 그랬으면..."
그녀는 진윤이 자기한테 관심 있는 걸 알고 있었고 마신 "음료"에 문제가 있다는 걸 짐작했다.
"그런 말뿐이야?"
곽동우는 그녀의 입술을 바라보며 물었다.
윤선미는 의아하게 그를 쳐다보았다.
"그럼... 내가 다른 일 했어요?"
곽동우는 차가운 얼음물을 맞은 듯 태도가 확실히 싸늘해졌다.
"별거 안 했어."
'그냥 날 안고 뽀뽀해서 내가 참지 못할 뻔했어."
'어젯밤에 "내일 까먹을 수 있다"는 게 정말이었어.'
'이 여자가 필름 끊겼어!'
'그럼 나도 진료서 열어준다는 소원 안 들어줘도 되겠네!'
'알라딘 램프?'
'내가 이런 유치한 일을 한 적이 언제였던지 생각도 안 나네.'
윤선미는 불안해서 옆에 서 있었고 자신이 무슨 이유로 기분 나쁘게 했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환자의 정서가 자주 변하고 성격이 난폭해지는 것도 아주 정상이었기에 의사인 자기가 이해해 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약욕 끝나면 나 닦아주고 옷 입혀줘."
그가 명령했다.
"선생님, 팬츠 입었어요?"
곽동우가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네 환자야, 안 입었으면 안 부축여줄 거야?"
그 말에 윤선미는 말문이 막혔고 손에 수건을 꽉 쥔 채로 그를 부축여 욕조를 나왔고 남자의 하반신에 검은색 천이 보이자 그제야 안도의 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