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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장

"링거는 필요 없고 해열제만 먹으면 됩니다." 하지만 진가희는 해열제를 먹고 싶지 않았다. 듣기론 임신 준비를 하는 사람은 되도록 약 먹는 걸 피하는 게 좋다고 했다, 약이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거였다. 진가희는 지금 임신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앞으로 자신이 임신했을 때를 생각했다. 진가희가 그런 생각을 하곤 입을 떼려던 찰나, 하도훈이 먼저 말했다. "그럼 해열제 좀 주세요." 하도훈은 그녀를 보지도 않고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신경도 쓰지 않고 자기 말만 했다. 의사는 하도훈의 말을 듣자마자 해열제를 가지러 갔고 하도훈은 그곳에서 기다렸다. 진가희는 그런 하도훈을 보니 더 할 말도 없어 그저 조용하게 누워 있었다. 아주머니가 진가희에게 약을 먹여준 뒤, 진가희는 곧바로 잠들었지만 하도훈은 여전히 그녀의 침대에 앉아있었다. 그때 아주머니가 그에게 말했다. "대표님, 아가씨 약 먹고 괜찮아졌으니 제가 있을게요." 그 말을 들은 하도훈이 아직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진가희를 보다 결국 몸을 일으키더니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응, 잘 보살펴줘." 아주머니가 대답하자 하도훈이 진가희의 방에서 나왔다. 오후가 되어 진가희는 열이 내렸다. 저녁이 되어 그녀가 깨어났을 때, 어둑해진 방안을 둘러보던 진가희가 몸을 뒤척이자 침대 옆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깼어?" 진가희는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동작을 멈췄다. 그리고 곧이어 방안의 불이 켜졌다. 진가희는 그제야 하도훈이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불을 켠 하도훈이 책을 침대 옆 탁자에 올려놓았다. "오빠가 왜 여기 있는 거야?" 그 말을 들은 하도훈이 조금 굳은 몸을 움직이며 말했다. "너 또 열날까 봐 여기 앉아서 지켜보고 있었지." "괜찮아, 나 이제 정말 멀쩡해." 열이 내린 진가희의 쉰 목소리는 이제 나았다. "얼굴 뜨거운지 안 뜨거운지 어디 한번 봐." 하도훈의 손이 진가희의 얼굴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덕분에 숙여졌던 진가희의 얼굴이 하도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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