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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장

가희는 바로 다시 일어나 창백한 얼굴로 앞으로 나아갔다. 드디어 몇 년 동안 좋아했던 남자를 버렸다... 그날 밤 가희는 진씨 집안에 돌아가지 못하고 여전히 기숙사에 머물렀다. 밤새도록 열에 시달린 가희는 거의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가희는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 소리에 깨어났다. 온몸이 젖은 채로 침대에서 일어난 가희는 바로 핸드폰을 확인했다. 허지연, 우지성과 서로 아는 친구, 그리고 또 많은 동창들한테서 전화가 왔었다. 마지막으로 가희의 시선은 허지연의 문자에 머물렀다. [가희야, 지성이한테 일 생겼어.] 가희는 이 문자를 본 순간 떨리는 손으로 허지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가희야! 드디어 전화 왔네. 우지성이 지금 경찰서에 있어!" 가희는 경찰서 세 글자를 듣고 물었다. "왜 경찰서에 있어?" "어… 어젯밤에 지성이가 술집에서 다른 사람이랑 싸웠어. 상대방이 많이 다친 것 같아." "이게 무슨 일이야. 금방 하성그룹에 들어가 놓고 미친 거야? 이러면 전과가 남는데. 지금 누구도 지성이를 만날 수가 없어!" 가희는 계속 스스로 마음속으로 진정하려고 했고 겨우 세 글자를 뱉었다. "알겠어." 가희는 전화를 끊고 한순간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1초 후 다시 한 번 휴대폰이 울렸고 가희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가희야, 우지성이 건드린 사람, 대단한 집 자식이야. 우리 아빠가 사람을 찾았는데도 해결 못 했어." 가희는 또 세 글자로 대답했다. "알겠어." 그리고 다시 전화를 끊었다. 가희의 머리는 사실 이 순간 난장판이었다. 어제 자기가 한 말에 우지성이 스스로 자기 앞길을 망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어떡하지? 어떻게 구하지? 전과 남기지 않고 나올 수 있게 해야 하는데...' 가희는 순간 머릿속에 하도훈이 떠올랐다. 하도훈이 도와줄지는 확실치 않았지만, 전에 가희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찾아오라고 말했었다. 가희의 마음은 잡아당긴 실처럼 언제든지 끊어질 수 있었다. 결국 떨리는 손으로 이 번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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