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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장

"지금 화내는 거야?" 사실 진가희는 하도훈이 자신을 깨우지 않은 게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동안의 감정이 쌓이고 쌓여 오늘 아침의 일이 도화선이 된 것이었다. "나 화 안 났어." 그 말을 들은 하도훈이 고집스러운 진가희의 얼굴을 바라봤다. "나 일단 돌아갈게, 고마워, 오빠." 진가희가 다시 말했다. 하도훈은 어디가 문제인지 잘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무시하고 처리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내일 돌아가, 적어도 오늘은 여기 있어야 해. 아니면 또 불필요한 귀찮은 상황을 겪게 될 거야." 어쨌든 두 사람은 신혼이었다, 그랬기에 하도훈의 아버지인 하정군이 돌아왔을 때, 이 집에서 해야 할 체면치레는 해야 했다. 지금은 예전과 달랐다, 진가희는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잠시 고민하던 진가희가 결국 대답했다. "응." 그 대답을 듣고서야 하도훈의 손이 그녀의 팔을 놔줬다. "응, 다른 건 뭐 특별히 조심해야 할 거 없으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해." 하도훈은 그 말을 마치자마자 방에서 나갔다. 진가희는 멀어지는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하도훈의 냉랭함과 무시를 느꼈다. 시험관은 그들이 요구한 것인데 지금은 왜 진가희가 어떻게 해서든 방법을 쓰려고 한 게 된 건지. 진가희는 그곳에 가만히 서있었다. 백하율은 입이 가벼운 사람이었기에 방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진영순이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위층에서 내려오는 하도훈을 보자마자 물었다. "너 가희랑 싸웠어?" "하율이가 말한 거예요?" 하도훈은 걱정 가득한 진영순의 얼굴을 보더니 물었다. "네가 가희를 울렸다고 하더구나." 진영순이 조금 언짢은 얼굴로 계속 말했다. "와이프는 아끼라고 있는 거야, 평소 네가 하던 대로 사람을 대하면 되겠어? 아직 학교 다니는 아이니 네가 양보해 줘야지." 하도훈은 자신을 혼내는 진영순의 말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가 조심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하지만 진영순은 대충 넘어가려 대답하는 하도훈을 봐주지 않았다. "같잖은 소리 하지 말고, 결혼했으면 소중히 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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