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8장
고희숙이 떠나고 잠시 동안 밖에 서 있던 비서는 곧 몸을 돌려 민사무소 로비로 들어갔다. 의자에 앉아 있는 진가희에게서 무언가를 알아내려 힐끔 쳐다봤지만 그녀는 마치 허공에 떠도는 공기처럼 조용했다.
10분 뒤에 하도훈의 차가 도착해 비서는 밖으로 마중을 나갔다. 하도훈이 민사무소로 들어서자마자 비서가 바로 보고했다. "하 대표님, 진 사모님께서 왔다 가셨습니다."
비서의 말에 하도훈은 발걸음을 멈추고 비서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알았어." 곧이어 하도훈은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진가희는 누군가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느낌을 받았다. 비서는 아닌 것 같아 진가희는 고개를 들려고 했다.
"서류는 다 챙겨왔어?"
하도훈의 목소리에 진가희는 목이 뻣뻣해져 눈동자를 들어 올렸다.
그러나 곧바로 평정을 되찾았다. "응, 다 챙겼어."
하도훈이 대답했다. "우선 가서 절차대로 하자."
많은 대화 없이 업무상의 절차를 처리하러 가는 듯한 모습이었다.
진가희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하도훈의 옆에 섰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시선 한 번 주지 않고 앞을 향해 걸어갔다.
두 사람이 각종 절차를 마치자 민사무소 직원이 알려주었다. "이쪽에 서명해 주세요. 서명이 완료되면 두 분은 이제 법적 보호를 받는 부부예요."
진가희은 펜을 든 채 서명란을 바라보며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았고 하도훈도 서명란을 바라보며 행동을 멈췄다.
비서는 옆에서 두 사람을 평온하게 지켜보았다. 진가희와 하도훈이 자리에 앉아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도훈이 먼저 서명란에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마치 서류를 검토하고 서명을 하는 것처럼 글씨가 멋스럽고 우아했다.
서명을 마친 하도훈은 펜을 내려놓았다.
진가희는 옆에 앉아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 진가희의 모습을 본 하도훈이 그녀에게 말했다. "다시 생각해 봐도 돼. 서명하기 전까지 넌 언제든 후회할 권리가 있어."
하도훈이 곧바로 말을 이었다. "물론, 여기에 서명한다고 해서 네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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