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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장

하도훈의 비서는 진가희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가 잘 생각할 수 있도록 조용히 기다렸다. 한참 머뭇거리며 망설이던 진가희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 이미 확실하게 결정 내렸어요." "정말 결혼 절차를 진행하실 건가요?" 비서는 진가희가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모르고 있을까 봐 거듭 강조했다. 진가희가 대답했다. "네." 정확한 대답을 들은 비서는 사무적인 표정으로 진가희에게 말했다. "네, 하 대표님에게 전달하겠습니다. 가희 씨도 며칠 동안 준비 부탁드립니다." 진가희에게 혼인신고 절차에 필요한 각종 서류를 준비하라는 것이다. 진가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비서는 진가희의 옆을 지나쳐 차를 타고 떠났다. 팰리스의 아주머니가 진가희 옆으로 다가와 그녀의 표정을 보고 다급히 물었다. "가희 씨, 무슨 일 있어요?" 진가희는 눈을 떠 아주머니를 바라보았을 뿐 입을 열지 않았다. 아주머니가 다시 물었다. "진이나 씨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요?" 진가희는 아주머니의 손을 떨쳐내며 대답했다. "피곤해서 먼저 쉴게요." 말을 마친 진가희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저녁에 하도훈은 팰리스로 돌아오지 않았고 진가희는 혼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다음 날 아침까지 진가희는 하도훈을 만나지 못했다. 세 번째 날 점심때, 진가희는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차 소리를 듣고 하도훈이 돌아왔음을 알았다. 그럼에도 진가희는 방에 숨어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방 문이 열리고 안으로 빛이 들어오자 진가희는 고개를 들었다. 하도훈을 만나게 될 줄 알았지만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은 하도훈의 비서였다. 진가희는 문 앞에 서있는 비서를 뚫어져라 응시했고 비서는 빛을 등지고 선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비서는 진가희가 침대 옆에 웅크린 자세로 방안에 있을 줄은 몰랐던 터라 잠시간 표정을 굳혔다가 입을 열었다. "가희 씨... 지난번에 말씀드린 것들은 다 준비가 되셨나요?" "서류요?" 비서가 대꾸했다. "네. 오늘 절차를 진행할 것 같아요." 비서의 말에 진가희는 마침내 몸을 조금 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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