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장
"응, 어르신이 주씨 저택에서 한동안 사시겠대, 경민이한테 최대한 빨리 오라고 해."
"가라고 했는데..."
그가 말을 듣지 않은 걸 어떡해요?
심자영은 미간을 찌푸렸고 뒤에 하려던 말을 삼켰다.
"알겠어요, 이모, 오빠 만나면 전달할게요."
추영자가 너무 바빠 정신이 없어서 이상한 걸 느끼지 못했다.
"그래, 그럼 방해 안 할게, 혼자서 조심해, 일 있으면 전화하고."
"네."
전화를 끊고 나서 심자영은 휴대폰을 거두고 머리를 들어 하늘을 보았는데, 먹구름이 가득한 게 비가 내릴 것 같았다.
주경민이... 이제 돌아갔겠지?
심자영은 머릿속에 있는 이상한 생각들을 떨치고는 교실로 돌아와 수업을 마쳤다. 그녀는 오후에 2교시밖에 없었기에 수업을 끝내자마자, 집안 상황이 생각나 걱정돼서 물건을 챙겨 돌아가려고 했다.
학교대문을 나갔는데, 이번에는 그 익숙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속상했는지 아니면 안도의 숨을 내쉰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녀가 이렇게 모질게 말했으니 주경민의 성격으로 더 남지 않았을 것이었다.
집에 갔기를 바라야지.
심자영이 오토바이를 타고 집에 오자 날씨가 더 흐려졌다. 대문이 꽉 닫혀 있었고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방이 아주 어두웠는데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무심코 주경민이 이미 떠났다고 생각하고 불을 켜고는, 테이블로 걸어갔다.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소파에 쭈그리고 있는 주경민을 보았다.
심자영은 멍해졌다.
주경민이, 안 갔다.
커다란 몸집의 그가 불쌍하게 작은 소파에 움츠려 있는 걸 보자 심자영은 마음이 복잡해났다.
그녀는 허리를 숙여 물건을 내려놓고 소파 옆에 쪼그리고 앉아, 자고 있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마치 오랫동안 자지 못한 것처럼 눈밑이 시커맸고 눈가에 피곤함이 가득했다. 노란색 빛이 비치자 그의 얼굴에는 날카로움이 적어졌고 오히려 나약하고 창백해 보였다.
심자영은 속눈썹을 파르르 떨었다, 그녀는 이런 모습의 주경민을 본 적이 아주 오래되었다.
그녀가 열여덟 살 생일에 고백하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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