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장
주경민은 밤새 잠에 들지 못했다.
그의 몸이 극도로 피곤했지만 그는 전혀 자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눈만 감으면 머릿속에 그동안 심자영과의 추억들이 떠올랐다.
심자영은 어려서부터 그한테 달라붙었었다. 그가 싸늘한 표정을 지어도 심자영은 계속 뒤를 따라다니며 달달하게 오빠라고 불렀고 영원히 겁먹지 않았다.
주경민의 마음이 서서히 녹았고 그녀가 자신의 세상에 걸어 들어오도록 내버려 뒀다.
엄마가 돌아가던 날, 심자영은 장례식장에서 그를 끌어안고, 그보다 더 속상하게 울면서도 계속 그를 위로했다.
그때 그의 손에 건넸던 그 사탕을 그는 지금까지도 아까워서 먹지 못했다.
일곱 살 되던 해 심자영의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주경민은 그때 처음으로 누군가를 보호하고 싶다는 용기가 생겼고, 처음 책임이 뭔지를 알게 되었다.
그는 심자영을 자신의 친동생과 책임이라고 생각했고 그녀를 보살피며 같이 성장했다. 그는 모든 편애를 심자영한테 주었다.
심자영이 열다섯 살 되던 해에, 무심코 누군가 그녀한테 고백하는 걸 보았는데, 심자영이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고 어찌할 바를 몰라하면서 웃는 것이었다. 주경민은 그때 처음 자신이 직접 키운 여자애가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더니 질투가 나는 것이었다.
그제야 그는 자신이 심자영한테 대한 정이 진작에 남매의 정을 벗어났음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주경민은 감히 너무 일찍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없었다. 심자영이 아직 어려서, 사랑이 뭐고 의지가 뭔지 구별하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 그는 그때 어차피 그들한테 평생이라는 시간이 있어서 놓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심자영이 열여덟 살 생일 때, 그녀한테 입맞춤하며 그한테 고백했으나, 그때 커다란 놀라움과 고통이 동시에 그를 집어삼켰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답을 얻었지만 대답해 줄 수 없었다.
그날 하루 전, 그가 비밀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하는 수 없이 자신의 사랑을 감춰야 했고 그녀에 대한 모든 감정을 숨겨야 했다.
몇 년간, 심자영이 고통에 빠져서 점점 과묵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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