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장
"그림 그릴 줄 아는지 몰랐네요."
강도현은 말하면서 고개를 들어 화판을 보았고, 무심코 심자영이 늦은 밤 자지 않고 뭘 그리는지 보려고 했다.
심자영은 그의 시선을 의식하고는 왼쪽으로 살짝 옮겨 그의 시선을 막았다.
왜인지 그녀는 자신이 못 그린 그림을 다른 사람한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 자신이 더는 그림을 그릴 수 없다는 고통을 떠올릴 것 같았다.
강도현은 그녀의 행동을 눈치채고는 멈칫하더니 시선을 거두었다.
"무사하면 됐어요."
강도현은 여전히 도도했지만 심자영은 그의 미묘한 변화를 눈치챘다.
그들이 몇 번이나 마주쳤는데 강도현이 매번 그녀를 도와주는 것 같았다...
심자영은 진심으로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고 방금 우울했던 기분도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
"고마워요, 도현 씨."
"네."
강도현은 고개를 살짝 돌렸고 귀가 미세하게 빨개졌다. 그는 휴대폰을 몇 번 클릭하더니 심자영한테 건네며 말했다.
"친구 추가해요."
심자영은 멍해졌다.
강도현은 그녀가 싫어하는 줄 알고는 눈썹을 치켜세우고 말했다.
"앞으로 제가 밥 먹으러 와도 된다면서요, 설마 후회할 건 아니죠?"
심자영은 그가 핑계를 대는 모습에 감격스러움과 따듯함이 솟아올랐다.
어쩌면 이 마을에서 정말 서서히 고민을 잊어버릴 것 같았다.
"아니요, 휴대폰 가져올게요."
심자영은 그를 보며 미소 짓고는 안방에 가서 휴대폰을 꺼내 강도현을 추가했다.
고개를 들어 보니 강도현의 머리와 옷에서 아직도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아마 베란다를 넘으면서 젖은 것 같았다.
"우산 줄게요, 가서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옷 갈아입어요, 감기 걸리겠어요."
강도현은 괜찮다고, 이미 젖어서 우산을 안 써도 된다고, 다시 베란다로 넘어가면 된다고 하려고 했다. 그런데 심자영이 먼저 우산을 찾아 그의 손에 쥐어 주었다.
그녀는 마치 그의 생각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았다.
"대문으로 가요, 베란다 넘는 거 위험해요."
"네."
강도현은 우산을 꽉 잡고는 고개를 돌렸는데 귀가 더 빨개진 것 같았다.
"갈게요."
강도현이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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