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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장

하인은 그의 낯빛이 안 좋자 입을 다물고 서둘러 자리를 피했고 결국 집사가 나섰다. "사모님이 아가씨 방에 있는 짐을 모두 옮기셨어요, 아가씨가 한동안 나가 산다고 하셨는데 저희도 감히 더 묻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집사는 뭔가 떠올린 듯 심자영이 살았던 방의 옆에 있는 창고를 가리켰다. "아가씨의 남은 물건들이 저 창고에 있는데 보실래요?" 주경민은 눈빛에 희망이 생기더니 얼른 집사한테 열쇠를 달라고 하고는 문을 열어 창고에 들어갔다. 하지만 바로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더 볼 필요도 없이 주경민은 창고에 가득 쌓인 물건들이 바로 그가 전에 심자영한테 선물했던 물건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옷과 가방이며 액세서리랑 주얼리까지, 그녀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물건만 갖고 갔고 그가 선물한 건 모두 이 집에 버렸다. 그 순간, 처음 느끼는 공포가 주경민의 심장을 스쳤다. 그는 드디어 더는 심자영이 자신한테 화가 나서 이러는 거라고 자신을 속일 수 없었다. 그녀는 진짜 갔다, 그를 떠났다. 집사와 추영준이 그의 뒤를 따랐기에 당연히 창고에 있는 걸 모두 보았고, 순간 깊은숨을 들이쉬고는 아무도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 집사도 심자영이 그냥 일시적으로 화를 내면서 당분간 나가 사는 줄 알았지, 그녀가 정말 주씨 저택을 떠났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가씨가 어려서부터 주씨 저택에서 살았고, 진작에 주씨 가문에 없어서는 안 될 가족이었는데 떠날 리가 없잖아? 문 손잡이를 잡고 있던 주경민은 손에 힘을 주었는데, 마치 현실을 도피하는 것 같기도 했고 더는 감정을 추스를 수 없는 것 같기도 했다. 그는 연신 뒷걸음치더니 펑하고 묻을 닫아버렸다. 그러고는 뒤돌아 집사와 하인을 싸늘하게 쳐다보았다. "다들 죽었어? 아가씨가 계속 집에 안 돌아왔는데 전화도 안 해? 찾지도 않아?" 하인들은 모두 고개를 떨구고 아무도 감히 입을 벌리지 못했다. 그녀들은 아가씨가 정말 주씨 저택을 나간 건지 아니면 바람을 쐬러 간 건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추영준이 하는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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