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장

주경민은 생각할수록 그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전에 심자영이 그의 관심을 끌려고 비슷한 일을 한 적도 있었다. 게다가 그녀가 허수빈과 그렇게 친한데, 허수빈의 전화도 안 받을 리가 없었다. 분명 두 사람이 짜고 그를 속여서, 그가 걱정하게 하고 고개 숙이게 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심자영은 아주 좋은 수단을 썼고 성공했다! 지금 주경민은 아무것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는 그저 당장 심자영을 만나고 싶을 뿐이었다! 주경민은 휴대폰을 들고 회사를 뛰쳐나가 택시를 타고 호텔로 갔다. 짐을 정리할 틈도 없이 그는 캐리어에서 여권과 주민등록증을 꺼내 바로 나가려고 했다. 방을 나오자마자 마침 강유리와 마주치게 되었는데, 주경민을 보자 그녀는 의아했다. 그녀가 말하기도 전에 그녀는 주경민의 표정을 보게 되었고 그가 들고 있는 여권을 보고는 순간 낯빛이 변했다. "민아." 강유리는 주먹을 꽉 쥐고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왜 갑자기 돌아왔어? 호텔에 뭐 두고 간 거야? 전화하지 그랬어, 내가 가져다 줄..." 주경민은 한 글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마치 강유리를 못 본 듯, 물건을 들고 재빨리 그녀 앞을 지나가려고 했다. 강유리는 완전히 당황해서는, 주경민을 떠볼 겨를도 없이 얼른 달려가 그의 손을 잡았다. "민아, 왜 날 무시해, 낯빛이 왜 이렇게 안 좋아? 무슨 일 생긴 거야?" 강유리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세게 주경민을 손을 잡았다. 마치 손을 놓으면 주경민이 바로 자신의 눈앞에서 사라질 것처럼 말이다. 주경민은 싸늘하게 그녀를 돌아보았다. "놔." 그 눈빛에 강유리는 움찔했고, 거의 무의식적으로 손을 놓고는 멍하니 서 있었다. "민아, 왜 그래?" 강유리는 이렇게 불안했던 적이 없었다. 주경민이 전에는 이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본 적이 없었기에, 그녀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고 억울해하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왜 그런 눈빛으로 날 보는데, 나 무서워." 주경민의 눈빛에는 진한 역겨움이 스쳤다. 그의 머릿속에는 지금 심자영뿐이었고 이 여자와 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