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장
어젯밤엔 큰비가 쏟아져 기온도 급하강했다.
빗속에서 흠뻑 젖어 큰일이 날 뻔했는데도 그는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순순히 떠나겠다니, 수상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녀의 불신 어린 표정에 주경민은 하는 수 없이 휴대폰을 꺼내 진철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난번에 날 데려다준 그 주소로 이따가 차 좀 보내줘.”
진철수의 대답을 들은 뒤 주경민은 전화를 끊고 심자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들었지? 이젠 믿겠어?”
심자영은 아직 완전히 믿는 건 아니지만 주경민이 떠나기로 한 이상 더는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 밥 먹자.”
주경민은 아무 말 없이 부엌으로 들어가 준비한 아침 식사를 꺼내 왔고 두 사람은 조용히 마주 앉아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심자영은 출근은 뒤로한 채 위층으로 올라가 주경민이 물건을 챙기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학교에 나가야 했지만 망설이고 있었다.
그때 밖에서 차 소리가 들렸고 심자영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런 모습에 주경민은 마음이 답답해졌다.
심자영, 내가 그렇게 보기 싫은 거야?
마음속에 허전함이 밀려왔지만 주경민은 캐리어를 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심자영도 학교에 가야 해서 가방을 들고 그 뒤를 따라 내려왔다.
두 사람은 앞뒤로 마당을 나섰고 역시나 익숙한 차가 보였다.
"학교까지 데려다줄까?"
심자영은 고개를 저었다.
"난 스쿠터 타고 갈게."
주경민은 그저 그녀를 바라볼 뿐 강요하지 않았다.
"그럼 난 간다. 일 있으면 전화해, 알겠지?"
심자영은 입술을 깨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경민은 한숨을 쉬며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차에 올라 기사에게 출발하라고 지시했다.
차가 멀어지자 그제야 심자영은 마음이 놓인 듯 스쿠터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
...
힐리우스에 어르신이 들어온 이후로 장미숙과 강유리의 일상은 순탄치 않았다.
주성호의 지지 덕분에 그녀들은 이 집에서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었는데 어르신이 들어온 이후로 두 모녀는 그녀의 기분을 건드리면 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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