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장 그의 다정함
병실 안에는 커다란 몸집에 회색빛의 털을 가지고 있는 늑대가 온순하게 남자의 품 안에 기대 있었다.
남자도 다정한 눈빛으로 늑대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그녀의 털을 빗겨주고 있었다.
모모는 따뜻한 혓바닥으로 남자의 손을 한번 또 한 번 핥았다.
“아까 목소리 들었지?”
연수호는 가볍게 그녀를 만져주면서 미소를 짓고 말했다.
“시간이 되면 만나게 해줄게.”
연수호의 말에 그의 품에 있던 늑대는 귀를 움직이며 기분 좋은 소리를 냈다.
그러자 연수호가 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담도 크고 성격도 급해서 너를 무서워하지는 않을 거야.”
품속에 늑대는 연수호의 말에 대답하듯 소리를 냈다.
“너는 나와 16년이라는 세월을 함께했어. 그리고 이제 우리는 세 사람이야.”
연수호의 눈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가득했다.
“덕분에 내 생활이 아주 즐겁고 행복해졌어.”
늑대는 핥는 동작을 멈추고 연수호의 품에서 고개를 들어 머리로 연수호의 턱을 살며시 비볐다.
“넌 꼭 괜찮아질 거야.”
연수호도 턱을 늑대의 머리에 대고 다정하게 말했다.
“지금 이 시기만 지나면 자주 와서 너랑 놀아주도록 할게.”
...
강순자의 전화가 모모와 연수호의 다정한 시간을 깨트렸다.
전화를 받고 연수호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
“알겠어요.”
전화를 끊은 연수호는 병실을 나갔다.
그리고 십몇 미터 떨어진 잔디밭에 앉아 있는 하얀 실루엣이 보였다.
백혜지는 가냘픈 몸을 안고 잔디에 앉아 있었다.
연수호가 발걸음을 옮기며 다가왔다. 그리고 연수호를 본 강순자가 다급히 말했다.
“연 대표님, 드디어 오셨군요. 혜지 아가씨가 이렇게 여기서 한참을 앉아 있었어요.”
연수호는 백혜지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백혜지의 얼굴에는 아직 채 마르지 않은 눈물 자국이 그대로 있었고 두 눈은 초점을 잃은 채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연수호가 왔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왜 여기 있어?”
연수호가 물었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를 듣자 백혜지는 정신을 차린 것처럼 손을 뻗어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더듬으며 말했다.
“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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