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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장 연수호의 마음속에 있는 사람

그 후 이틀 동안 연수호는 조용히 지냈다. 매일 밤 어김없이 휴스턴 별장으로 돌아와 김유정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그 사이 정아진에게서 전화가 한 통도 걸려 오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김유정은 서랍에서 연수호가 선물한 보라색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꺼내 목에 걸고 차를 몰아 자성 그룹으로 향했다. 건물에 도착하자마자 조금 떨어진 먼 곳에 하얀색 오토바이가 길가에 세워져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검은색 짧은 원피스 차림에 긴 머리를 휘날리며 오토바이에 기대어 있는 여자는 담배 한 개비를 손에 쥐고 있었다. 김유정의 차를 보고 그녀는 손을 들어 가볍게 인사했다. 정아진이었다. 커피숍에서 두 사람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김유정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 기다리고 있었다. 정아진이 먼저 만나자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정아진은 앞에 놓인 레몬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웃으며 김유정을 바라보았다. 솔직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유정은 정말 아름다웠다. 마치 신이 정성을 다해 조각한 듯한 이목구비에 하얗고 매끄러운 피부, 그리고 바닷속 해초처럼 풍성하고 부드럽게 늘어진 긴 웨이브 머리까지. 김유정이 웃으면 방 안이 밝아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정아진도 같은 여자로서 이런 아름다움에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래서일까 김유정과 연수호는 함께 서 있기만 해도 너무나 잘 어울렸다. “솔직히 나는 유정 씨가 부러워.” 정아진은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유정 씨는 좋은 가문에서 태어난 데다가 외모도 훌륭하잖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수호와 결혼했다는 거야.” 연수호가 김유정을 사랑하지 않더라도 그와 결혼한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사람들을 이긴 셈이었다. 김유정의 눈빛은 차갑고 담담했다. “그래서 아진 씨도 수호 씨를 좋아하는 거지?” “좋아하면 뭐 어때서. 그렇다고 내가 내 처지를 모를 정도로 어리석진 않아.” 정아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쓴웃음을 지었다. “게다가 수호는 나한테 아무 감정도 없어.” 김유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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