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5장 확고히 선택한 사람은 너야
천둥소리가 긴 하늘을 가르며 번쩍이고 빗물이 어둠 속 경성시 전역을 휘감았다.
푸름 아파트의 거실에서는 한 남녀가 이혼을 두고 다투는 드라마 장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시끄러운 장면들이 원래 고요했던 공간에 약간의 소란을 더했다.
김유정은 소파에 앉아 복잡한 감정을 감추려 드라마를 시청하려 애썼다.
TV 화면 속, 결혼 중 불륜을 저지르고 이혼을 요구하는 남자가 아내에게 말했다.
“네 생각엔 내가 정말 널 사랑했던 것 같아? 나는 단지 너와 자는 게 좋았던 것뿐이야! 젊은 육체를 좋아하지 않는 남자가 어딨겠어? 침대에선 한 명을 품고 마음속엔 다른 한 명을 담는 게 남자야. 너야말로 의식주 걱정 없는 사모님 생활을 하면서 뭘 더 바라는데?”
화면 속 여자는 절망하며 오열했고 그 울음소리는 창밖의 빗소리와 뒤섞여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김유정은 리모컨을 들어 TV를 껐다.
공간은 순식간에 적막해졌고 그녀의 숨소리조차 들릴 만큼 고요했다.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자 어둠에 잠긴 유리창엔 자신의 평온한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그 얼굴은 윤수영에게서 물려받은 완벽한 유전자의 산물로 아름답고 매혹적이었다.
웃을 때는 눈부실 정도로 화사했지만 웃지 않을 때는 차갑고 담담한 분위기가 사람을 더욱 호기심에 빠지게 했다.
김유정은 자신의 외모가 아름답다는 사실을 부정한 적이 없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녀에게 고백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첫마디로 이렇게 말했다.
“너 정말 예쁘다.”
다른 남자들이 자신을 왜 좋아하는지는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연수호는?
문득 연수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난 네 몸이 좋아. 빠져나올 수 없을 만큼.”
그의 말은 적나라하고 직설적이었다.
남자가 여자를 육체적으로 좋아하고 갈망하는 감정.
그가 감정을 자제하지 못했던 이 시간들 매일 밤 그녀를 거칠게 탐하던 그 모든 순간들.
연수호의 모든 욕망과 소유욕이 그녀, 김유정을 진심으로 사랑한 것 때문인지 아니면 단순히 그녀의 젊고 아름다운 육체를 사랑한 것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이런 복잡한 감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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